[작성자:] DJ

  • [2011.9.8.] 가을

    9월이 되자 컴퓨터에 저장하는 사진 폴더 이름을 “가을” 이라고 했다.

    왠지 “가을”폴더에 사진을 넣어 둘 대마다 기분이 좋다… 좋은 사진을 많이 모아뒀으면 한다.

    가을의 초… 방학에 비해서는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찌보면 다사다난했다.

    내 최고의 이슈였던 수업 문제는 …

    여러가지 힘 빠지게 하는 과정들을 거쳐서

    시작은 하게 됐다.

    교실은 언어학부에 있는 공간에 새로이 세팅을 다 해뒀다.

    컴퓨터가 너무 낡아 어차피 고치긴 해야 하지만, 간단한 오피스 수업을 위해서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빔 프로젝터와 연결하는 D-SUB 라인이 너무 짧은 것이 문제지만…

    그건 현장사업 이후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정 안되면 전자상가에서 하나 사도 될 것 같고… 물론 그게 있을런지 확신은 없지만.

    암튼 수업문제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짬짬이 공연을 찾아보려 했다.

    그래서 칠란조르에 있는 오페라때 떼아뜨르에서 20주년 기념 공연도 보고

    일본 애들이 하는 “숨겨진 용의 소리” 라는 공연도 봤다.

    그리고…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

    어제 보드카를 퍼먹어서, 오늘 정말 죽을뻔 봤다.

    현장사업 물품 구매하는 걸 따라다니는 데

    아부사히며, 말리까며, 나보이며… 다니면서…

    화장실에서 위액을 쥐어 짰다. ㅠㅠㅠㅠ

    지금은 이베이에서 카메라를 하나 질러 우즈벡으로 직배송 시켜보려고 도전중이다.

    우리카드가 해외 이용 등록 절차때문에 막혀있나 보다…

    한 내일 쯤. 페이팔 결제해버려야짓.

    디지털도 좋긴 좋지만

    내게 있어서 사진은… 필름인 것 같다.

    필름 맛이 그립다 ! 가을이니깐 !

  • [2011.8.27.] 빨리 지나라

    오늘 날씨는 거의 가을이 왔구나 했다 싶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는데…  뭔가라도 지린 듯. 맘이 편하지만은 않다.

    현장사업 관련해서는 계속 오락가락 하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가닥을 잡아서, 다시 첨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고

    수업 관련해서는 오늘까지도 학교측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다음 주 월요일이 29일이니 그때까지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난처해 질 경우다.

    정규수업 관련한 준비 혹은 대응때문에 밀린 일도 퍽 많다.

    반기 보고서도 써야 되는데 아직 시작조차 못했고

    현지어 공부도 잘 못했고

    개인적인 내 취미생활 등등 도…

    사람들 만나는 일도… ? (아 이건 너무 많이 만나고들 다녀서 그다지 지장을 줬다고 할 수 없군)

    이제 막 일주일 정도 지나면 죽이 되든, 떡이 되든 어찌 결론이 나겠지.

    그냥 빨리 지나라.

  • [2011.8.25.] 3일

    MB 방우로 인해 거의 모든 코이카 인원들이 각종 잡일에 투입됐다

    MB랑 악수하는 일 같은 것은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본 적 조차 없었음)

    꽤나 많은 시간 준비를 필요로 하는 팀에 배정되서… 조금 체력이 후달렸던 것은 사실.

    대사관 쪽이나, 선발된 여타 사람들이 코이카 사람들에게 달갑지 않게 굴어서 ‘뭐지?’ 이런 때가 많기도 했지만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서… 그래도 다행.

    그래도 이것저것 새로운 것도 경험해보고 그래서 나름 보람찼다고 생각 중.

    어제 끝난 김에 술을 퍼먹어서, 조금 실수를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뭐 종종 있는 일이니깐.

  • [2011.8.13.] 나원참

    나는 웬만큼 속내를 터놓지 않는 편인데

    그건 내 속내를 터놓는다고 해도 더 나아질 것은 없다고

    어짜피 그건 내가 짊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욕망은 솓구치지만, 그치게 하는 동력은 그것.

    하지만 가끔은

    농염한 분위기 속에

    내 모든 것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어.

    남김없이 내 모든 것을 터 놓고서

    그냥 내가 이렇든 저렇든, 어떻게 생각하든 말이야

    그냥 내가 그래왔다는 것을…

    뭐가 어떠든 간에

    그냥 모조리 다 토해놓고 싶을 때가 있어.

    나는 그 때를 기다리는 건 가.

    아니면 내가 만들어야 하나.

    그냥 지나고 보면 별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에는

    참을 수 없을만큼 못 견디겠다 싶은,

    그런 것이 있곤 해.

    그런 호기심들과 긴장감 때문에

    인생은 살아갈만 할,

    한 그런 것인지도.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군.

    나원참

  • [황해-나홍진] 뒤죽박죽거리네 !

    영화가 전체적으로 좀 늘어진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하정우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 혹은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못잡고 계속 쫓기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대결해야 하는 대상도 계속 바뀌는 것만 같았다. 이건 영화가 단선적으로만 가면 너무 싱거우니까, 이리저리 꼬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뭉쳤다가 풀어졌다가 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려고 한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전 영화 “추격자”에서 경찰, 하정우, 김윤석 그리고 희생자. 이런 다양한 각도에서 쫓고 쫓기듯 하면서 몰입도가 상당했는데… 이번엔 짜임새 자체도 엉성했고, 불필요한 것도 많았고 거기다가 모호하기 까지 했다. 그리고 영화의 컨셉 자체도 확실하지가 않은 것 같다. 서로 캐먹으려고 하는 악의 구렁텅이에 놓인 한 남자의 수난사인지, 애틋한 목표 하나를 가지고 돌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지… 말이다. 휴먼스토리인지, 액션인지… 흠.

    첫 출발, 중국에서는 뭐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정우는 어디까지나 파괴된 자신의 가정을 되살리고자 빗도 갚고, 아내도 함 찾아서 어떻게든 해보자 하는 강력한 목표 하나로 들끓고 있었으니깐. 죽여야 할 대상을 다른 사람이 해치우면서부터 이야기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주변인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김윤석은 거기다가 하정우를 배신하고… 하정우는 결국 목표를 잃는다.

    아내는 만나보지도 못하고, 찾을 길도 묘연하고, 누군가 아내를 위협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냥 지명수배자가 되서 쫓기기 시작한다. 하정우는 배신이고 뭐고 이제 그냥 여기서 탈출해서 중국으로 돌아가야겠구나 싶은 마음 뿐이다. 그래서 하정우는 경찰의 눈을 피하는 데에만 급급. 그런데 김윤석이랑 한국 조폭들이랑 갑자기 힘을 합치기도 하고, 서로 뒤퉁수를 때리기도 하고… 하정우는 그냥 도망가기만 하고… 주인공의 목표와는 빗겨 간 것들이 서로 뒤엉키고…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대결구도가 어떻게 되는 지를 몰라 긴장감을 놓쳐버린다. 그냥 모든 게 언젠가 한번에 풀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면, 조폭두목 죽고, 김윤석도 그냥 죽고, 하정우는 배 위에서 자살한다.

    제일 뜬금없었던 것은 경찰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경찰들이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가 하정우의 최고의 강적으로 부상하지만 결말부분으로 치닫으면서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나는 경찰의 몇몇 인물을 그래도 중견배우도 쓰고, 약간의 추리도 하고 그러길래 사건의 말미에 뒤치닥거리 하는 역할로 쓰겠구나 싶었는데, 클라이막스 이후부터는 종적없이 사라져버렸던 것.

    흠… 느와르와 액션 그리고 약간은 애틋함 그리고 콧등 시린 인생의 애환까지 담아보려 하기에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조금 부족했던 듯 싶다.

    PS :  갑자기 이렇게 리뷰를 쓰는 것은… 너무 안 써서, 이제부터 좀 써야겠구나 하고 반성하는 의미임. 근데 잘 안 써지는 군 ㅠ 그래도 하정우는 연기 참 잘하더라 !

  • [2011.8.10.] 가만히

    가만히 보고 있으면

    천천히 내려지는

    민들레 홀씨 하나 볼 수 있지

    후다닥 다이빙하는

    잎사귀 하나도 볼 수 있지
    내 속에도

    똑- 똑- 하는 소리

    운이 좋으면

    들을 수 있지

  • [2011.8.9.] 걷다가 보니

    어제는 일찍 자는 데 실패. 도저히 8시에 일어날 리 만무했다. 6시 쯤 잠에 든 것 같으니깐. 그렇게 늦게 잘 줄은 몰랐다. 어제 밤 배가고파 오징어 맛 나는 발효치즈를 막 쥐어 뜯었던 것이 화근 인 것 같았다. 몸에 기운은 없고, 잠은 안오고… 결국 푸른 새벽 혹은 아침 즈음에야 잠에 겨우 든 거지. 그래도 패턴을 조금이나마 조정하고자 11시에 일어났다. 그것도 친구 덕택에 . 몸이 피곤해서 어디 집에 있으면 낮에 팩- 하니 쓰러져버릴 것만 같았고, 우선은 어디로든지 나가야겠다 싶었다. 간단히 아점이랍시고 배만 겨우 채워넣고 길을 나섰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날씨.

    매일 40도가 넘는 날씨 속에 오랜만에 만나는 솔솔 바람이었다. 마치 부하라에 갔을 때처럼.

    “검정치마” 2집을 귀에 꽂고 걷는 데, 단순하게 날씨 하나 때문에 기운도 좀 나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졌다.

    택시를 잡아타고 경제대학교에 갔다.

    혹시나 하긴 했으나, 여권만 검사하고 들여보내줬다.

    도서관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에어콘도 나오고 학생들도 득실대지 않으면서 텅 비어있지도 않고… 남의 시선 안 받을만한 구석탱이에 가서 자리 잡았다. 어댑터도 있어서 노트북에 전기까지 꽂고…. 역시나 또 액세스. 책으로 봤던 것을 한번씩 해보는 데, 흥미가 없어서 그런지 쉽게 진도는 나가지 않고 50페이지 가량 했으려나 하는데.. 도서관이 4시에 문을 닫는다더라 ! 여름방학이어서… 뭐 어쩔 수 없지. 사실은 액세스 하기가 너무 싫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지.

    돌아오는 길은 걸어가기로 했다.

    아… 자전거만 있었더라면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뭐 우선 당분간은 없는데로 살아봐야지 하면서 걸었다. 그늘을 찾아서 걸으니 그다지 덥지 않았다.

    운하 근처에 가서는 그 쪽으로 길을 틀었다.

    멀리서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회화의 한 풍경인 것만 았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사람들이 초록색(?) 물에 풍덩풍덩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근데… 돌이켜보면

    나는 코이카에 떠나기 전에… 아마 거기가서 제일 잘 적응하는 것이란 현지 사람들이랑 똑같이 사는 걸꺼야.

    무조건 현지 사람들이 먹는 것 먹고

    길거리에서 파는 것도 여기 사람들 다 먹는 거니깐 라면서 가뿐하게 먹어주고

    입는 것, 자는 것 다… 여기 기준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가장 잘 체험(?)하는 것이고, 가장 잘 사는 걸꺼야.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뭇 다르지.

    음식 적응이 잘 안되서 ‘젤린’ 혹은 ‘긴쟈’ 라면 끔찍해하고 (젤린은 여기 특유의 향신료. 싸아- 한 맛이 나는)

    길거리에서 파는 정체모를 음료수들을 먹기는 어렵고

    저 초록색 물에 풍덩풍덩 빠지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지…

    우즈벡은 라이프 스타일에 선택의 폭이 넓은지라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없으니깐… 이렇게 하던데로 살아갈 수가 있는 것 같다.

    잘 하고 있는건지, 잘 못하고 있는 건지

    판단은 안 서지만

    언제가 아쉬워 할 수도 있을런지…

    그러니.. 조만간 현지식당에 가서 샤슬릭이나 좀 뜯어야 겠다 ㅋㅋ

    암튼… 기분좋은 냄새가 나는 운하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그 옆길을 걸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한번도 지나보지 못했던 그 대통령길도 가보고…

    역시나 기관총 든 경찰들이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더군.

    집 앞에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해 주고

    (역시 날 보면 토끼더군 =.= )

    집으로 왔다.

    도서관에서 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에 갔다 왔다는 사실에

    그리고 미래(수업이지만)를 준비하러 갔다는 것 때문에

    그리고 오가는 잠깐의 산책이 좋아서…

    나름 보람찬 하루라고 생각하고 있다 !

  • [2011.8.7.] 그저 토해내는 것, 그것

    술을 조금 먹어서 다른 것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 곳을 열어본다.

    너무 술을 먹어 독을 토한다는 느낌으로 이 곳에 내 지저분한 앙탈들을 털어놓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좀 든다.

    그래, 그러면 된거지.

    그냥, 요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6개월이란 시간. 반년이란 시간이 그리 쉬운 어술은 아닌게지.

    그 6개월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나는 아직 제대로 된 게 없다

    내 인생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하는 생각도 가끔씩 드는구나.

    사실, 꿈 이란 게 말은 쉽지

    하고 싶은데로 사는 거야 라는 것도 말은 쉽지

    그것이 어느 순간 잔인한 생활로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곤 할 때

    숨이 허걱 하고 막히는 것

    지금 이 순간의 상대적 박탈감

    제대로 지내고, 지내고, 지내서 어느새 바른 볕이라도 볼 수 있을까 생각도 드는구나.

    그리고 종종은

    내가 쳇바퀴 돌듯 사람들 다 사는데로 부속품으로 살진 않으려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고…

    지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은

    그저 생각이 겹친다.

    생각이 얽히고, 얽히고 또 얽혀서

    지금 순간, 내가 하고 싶은데로 살아가게끔 만들기도 하네.

    불안, 불안, 불안 속에서

    내가 사실 불안한 것은

    내 불안한 인생의 과정 그 자체를 수긍하지 않고

    그 불안의 통로를 거쳐 언젠가는 볼 그 ‘영광’ 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나는 그 ‘영광’ 때문에 사는 것이냐

    불안의 통로 그 자체에서 살 수는 없는 것이냐

    그것 때문.

    이번엔 그냥 토해냈구냐, 그냥.

    근데, 결론없이

    그냥, 그러면 되는 것.

    지금 이 순간은

    그래도 되지 않겠어?

  • [2011.8.5.] 전에

    전에,

    전… 이랄 것도 없지.

    학창시절동안

    종종…

    친구들끼리 노는 게 좋아서

    다 필요없고

    우리끼리 집 구해서 같이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었지.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자고

    같이 !

    먹고, 놀고, 자고

    먹고, 놀고, 자고 …

    이렇게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붕 뜬 기분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었지.

    그랬었어…

    에잇,

    이제 8월인 걸!

  • [2011.7.22.] 여름날

    서늘하게 잠겨있던
    샛노란 장판에
    맨살을 맞대며
    몸을 들이눕는, 그런 것

    아- 싸-ㄹ- 하게
    콧등 적셔오는
    시큰하기 그지없는
    항상 과거의, 그 것

    종종 생각해내며
    그때
    여름햇살은 참 눈부셨는데
    내 입 속에 넣었던 그 건
    머리를 때리듯 차갑기도 했었지
    라고 기억하는…

    그런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