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착수금을 받은 날짜이다. 우선 전체 금액의 50% 정도가 조금 못되며, 제일 큰 것은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우선 학교에서 해주기로 한 컴퓨터 책상, 책장, 의자 등이 아직 안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우선 컴퓨터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왜냐하면 이미 정규 컴퓨터 수업은 시작했고, 바로 다음주부터 포토샵을 들어가야만 했다. 지금까지는 원래 교실에 있던 예전 컴퓨터로 수업을 해왔는데 이 컴퓨터들로는 포토샵은 커녕 파워포인트 2003도 버벅거리기 일쑤였다. 가끔씩은 그냥 멈춰버리기까지 하니 그나마 10대가 다들 켜지고 있다는 데 감사하는 실정이었다. 어쨌든 약 4일간 천장 및 바닥공사가 끝나기만 하면 책상, 의자가 아직 헌 것이라고 해도 우선 들여놓아야 했다. 그래야 바로 다음주부터 포토샵 정규수업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착수금 중에서 컴퓨터 구입비 이외의 것은 천장, 바닥 공사 비용이었다. 이것은 학교 공사 관계자에게 현장사업비를 지불해서 하게 된 것. 공사는 보통 기관에서 협조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외교대 현장사업의 경우에는 그런 협조를 못 받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학교 관계자가 싼 가격에 그리고 문제없이 일정대로 해주었다는 데 만족.
보통 현장사업 할 때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데가 교실 공사였다. 이렇게 해달라고 했는데, 저렇게 했다거나 공사를 하다보니 교실 골재가 약해서 뭐가 무너진다거나 등등. 헌데 외교대 컴퓨터 센터는 특별한 문제없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4일만에 할 수 있다는 데 의구심을 품었었는데 그 일정도 지켜주었다.
의외의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창문 버티칼이었다. 돌로 된 천장에 새로이 천장 골자재를 설치하니 천장이 전체적으로 낮아졌으며 그 때문에 원래 쓰던 버티칼을 그대로 설치하려니 길이가 길어 바닥에 쓸렸던 것.
이걸 새로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고민을 했는데 결국 이것도 학교 관계자 분들이 해결해주었다. 10달러 정도 되는 돈을 받고 직접 수작업으로 자르고 붙여서 길이를 맞춰준 것.
가구 및 구비해야 할 기자재들이 아직 산더미 같았지만 교실, 천장을 싹 바꾼 후에 컴퓨터를 새로 들이니…

우와- 이제 제법, 뭔가 한 티가 나는구나! 싶었다.
이제는, 적어도… 컴퓨터 사양 걱정은 안하고 정규수업은 진행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