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2014.8.24.] 이사장과 개발협력봉사단

    우즈벡에서 관리요원으로 일하면서

    몇차례 고난의 행군이 있었지.

    작년 현지평가회의 직후 현지기관장워크숍 준비할 때..

    아 – 힘든 시기구나… 라고 처음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에

    감사원 감사 때

    박대통령 방우 때

    그리고 이번 이사장 및 개발협력봉사단 방우

    라는 고난의 행군들이 이어졌다.

    보통. 본부직원들도 감사, 대통령, 이사장 방문을 하면 그랜드슬럼 찍는다고들 하는데 –

    이 세개가 불과 한 넉달만에 우즈벡 사무소를 몰아쳤다..

    이번에 이사장은 혼자 온 것도 아니고

    개발협력봉사단 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봉사단을 데려왔는데

    그 봉사단 멤버들이 연예인, 퇴직 공무원, 언론인들로 이뤄져 있으니

    준 의전 준비와 수행이 약 일주일동안 이어졌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난의 행군이긴 했지만

    김영목 이사장은 쇳구렸고

    연예인들로 이뤄진 단기 봉사단은 나름 선량했다 –

    전에 있었던 박대원 이사장은 내가 우즈벡에 단원으로 있는 동안 왔었는데

    좀 웃기는 사람이긴 했지만 – 그래도 둥글둥글한 면모가 있는 사람이었고, 옆에 있는 사람들 힘들게 하는 구석도 별로 없었는데

    이번 이사장은 정치적 야욕으로 불타오르면서도 –

    옆 사람들 고생하는 줄 모르는 – 혹은 알면서도 당연히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 배려라고는 참 없고

    자기 욕심만 부리는 사람이었다.

    일정을 미리 다 짜놨는데, 그걸 다 취소하고 제멋대로인데다가

    사진 찍는 것은 또 엄청나게 좋아해서…. 여러 민폐들을 부리고 다녔다.

    예를 들면, 가만히 잘 놀고 있는 애를 데려오라고 해서 같이 사진찍게 한다는 등… (애는 싫다고 막 울려고 하는데 ㅋㅋ)

    그리고 – 봉사단원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는지라 –

    그냥 사람들 만나는 것도, 진심이라고는 없고 완전 정치인이다….

    사람들 많아서 두손을 번쩍 흔들면서 다니는데, 무슨 정치인 유세하는 줄 알았다 ㅋㅋㅋ

    그리고 우즈벡 정부 관계자들 만날때마다 – 여러 호의적인 말을 내뱉는데… 정말 영혼이 빠져나간 겉치레 말들.

    뭐 선물주면, 살펴보기도 전에 – “아,,,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귀한 것을…” ;;;

    욕을 하자면 끝도 없지 ㅋㅋㅋ

    그리고 연예인들…

    코이카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있던 사람들이 왔는데

    박상원, 양승은, 송재희, 송종국, 이휘향, 엄홍길 등등의 사람들이다.

    사실 단기봉사라는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사무소에서 어느 정도 – 뭔가 할 수 있는 것만큼만 살짝 만들어주면

    그거 살짝 거들고 사진 찍는 정도지.

    그래도… 연예인들이 오는 바람에 언론 집중도 되고 그러면서

    우즈벡의 개발협력 현황에 대한 홍보도 되고, 단원들도 뭔가 케어받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우즈벡이 어느 정도 살기 안전한 곳이긴 해도… 한국과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과 괴리된 고립감을

    봉사단원이 어느 정도 느끼면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렇게 연예인들이 와줘서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타국에서 봉사하느라 수고많다고 격려해주고 그러니깐…

    단원들이 좀 붐업 하는 느낌… ㅎㅎ 그 덕에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단원들이 연예인들이랑 같이 찍은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다 ㅎㅎㅎ

    이번에 온 연예인들은 일주일 정도 있다가 갔는데

    일정이 엉키고 그러는데도, 별 불평불만없이 – 까탈스럽지도 않고 언제나 격려의 말들을 해주고 갔다.

    코이카 홍보대사는 다른 사기업 홍보대사만큼 – 수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다가, 이번 단기 봉사 출장도 별도의 출연료 같은 것도 없는 걸로 아는데..

    이런 별 다른 이득없는 곳에 몸소 와준 분들이니… 뭐 어느정도 까탈스러운 연예인들은 자동적으로 필터링이 됐나보다…

    몇몇 연예인들도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는데… 잊어먹기 전에 끄적여보면

    송재희는 착하고 잘생겼다… 그를 보면서 – 뭔가 잘 났는데 착한 사람들은 대부분 교회오빠 라는 명제가 맞음을 재차 확인했다. (독실한 크리스쳔)

    이휘향은 TV 랑 똑같다. 그렇다고 못되거나 까탈스럽지는 않다.

    엄홍길 산악인은 ㅋㅋㅋ 정말 순박하다고 할까… 그리고 웃기다. 맨날 밥먹을때마다 건배제의를 하는데 희말라야의 기를 전해준다면서 우렁차게 얘기하는데 웃기다.

    양승은 아나운서는 – 착하긴한데 좀 프리스타일이다… ㅋㅋ 버스 맨 뒷자석에서 누워서 간다 ㅋㅋㅋ

    박상원씨가 제일 멋있다… 소탈하고!  코이카 홍보대사를 오래해서 그런지, 단원들을 제일 잘 챙겨주기도 하고 (몸소 나서서 단원들 한명한명씩 술 따라주고) 각 장소마다 가장 적극적으로 리드한다… 좀 멋지게 늙었다는 느낌을 팍팍 받는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하는데… 하면서 ㅎㅎㅎ 박상원씨가 깜빡 잊어먹었다면서 – 우즈벡 출국전에 엽서 몇장을 줬다. 그걸 우즈벡 우표를 붙여서 보내달라고…. 해서 아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내는거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 쓴 엽서였다. 박형! 으로 시작하는 8장짜리 연작 엽서..

    박상원씨에게 미안하지만 – 궁금해서 다 읽어버렸다 ㅠ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자기 자신(박형) 에게 우즈벡에서 이렇게 저렇게 했고, 앞으로도 힘내자구! 뭐 그런 내용이었다 –

    좀 멋있었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여유롭게 집에서 노트북을 하려 했으나

    노트북이 다시 껴저서 – 켜지질 않고 있다.

    엉엉. 그래서 토요일인 오늘, 사무소에 결재문서를 올리는 와중에

    이렇게 쓴다 ㅠ

    우선 또 하나의 일단락이지만 –

    처리해야 될 게 많다.

  • [2014.8.11.] 빌빌빌

    며칠전에 히치콕 대장정이 끝났다.

    내가 보유하고 있던 약 37편인가 하는 히치콕의 영화를 모두 본 것.

    히치콕 대장정 결과보고는 – 별도의 글에다가 할 예정 ㅎㅎ

    그리고, 드문드문 읽던 정글만리를 오늘 다 읽었다.

    혹평으로 가득한, 리뷰 글을 올려줬지.

    그리고 어제는 아쿠아파크를 갔다.

    우즈벡 3년 넘었는데, 처음 가 본 것인데..

    나름 미끄럼틀을 탈 만 했다.

    사람도 한국처럼 엄충 붐비지 않고 – 물놀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

    제법 재밌게 놀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리고, 나는..

    평소 운동부족을 여실히 증명하듯

    약간의 수영과 야외 몸 말리기를 했다는 이유로

    현재 몸이 쑤시고, 감기에 걸렸다 – ;;;

    원래 오늘도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해야 하는 날이건만!

    찌뿌등한 몸 덕분에 –

    쓴 입맛을 다시면서 – 빌빌빌빌 – 했다

    몸이 아플 때는 –

    진짜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

    엉엉

  • [정글만리] 할아버지의 웅장한 썰

    도서관의 책장 몇칸을 빼곡이 채워두고 있는 조정래 이라는 이름은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도 낳고, 크게만 느껴졌다.

    더욱이 검은색 북커버에 “태백산맥” 이라는 한자 표지. 예전에 대학생들이 저 책을 갖고만 있어도 처벌받을 수 있었던, 금서 라는데, 저항의 이미지까지 덧씌워진다.

    검은표지의 빨간 타이틀의 간지!
    검은표지의 빨간 타이틀의 간지!

    책을 있는 그대로 유희하기보다, 정복욕심을 갖고 있는 나이기에 – 나도 한때 “태백산맥”에 도전해 본 적이 있었다.

    중학교때인가, 고등학교때인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만. 겨우겨우 1권을 읽어내고-

    “아니 세상에 이걸 10권까지 언제 다 읽는담. 시험공부할 시간도 없겠는데 – “

    하면서 나중에 기회가 있겠지, 하고 덮었다. 대충 그 시절에 10권짜리 “삼국지”도 읽었고, 이문열의 “변경”도 거의 다 읽었었는데 – “태백산맥”만 1권만 읽고 덮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 재미가 없어서였다.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는 더뎠고, “태백산맥”의 군인들은 눈밭을 걸어다니기만 했다.

    내가 당시 “태백산맥”을 다 읽지 못했던 것은 내가 아직 그런 거대한 문학을 읽기엔 부족했나보다 –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중에 웬만큼 그런 대하소설을 이해할 수 있을 적에 다시 접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당시 조정래는 멀어지고, 후광은 더 커졌다.

    그리고 태백산맥에 다시 도전해보지는 못했지만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정글만리”라는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게 중국을 다루고 있는 건지, 뭔지… 사전 정보는 전혀 없었고 –

    그냥 조정래 신작소설이라는 것과, 꽤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만 알고 책을 열어보았다.

    jungle02

    책은 쑥쑥 잘 읽혔지만

    한 1권 절반 정도를 지나면서 – 이건 좀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있겠는데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1권을 다 읽을 때 쯤이면 실망인데 – 라고 생각하게 됐고,

    2권 중반부를 지나면서부터는 – 이거 또 시작이군… 라는 혀 끌끌이 계속되고 3권 끝에 이르렀다.

    내가 조정래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후광만 키워온 탓에

    책을 읽기 전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보다.

    “정글만리”는 문학성이라는 것 자체를 논하기가 어려운 – 뭐라해야하나. 그냥 통속소설이라고 해야하나.

    문학성이 높다, 낮다, 감동을 받았다, 못받았다 – 라고 이야기하기가 불가능하도록

    철저히 문학성 자체는 버리고 있다.

    일단 스토리 얼개 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느슨하고

    인물은 내적 그리고 외적 갈등 없이 평면적이다.

    그리고 몇몇 인물은 필요에 의해서 꺼내었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버려져있다.

    스토리와 인물은 철저히 보여주고, 듣게 해주는 데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물의 입 뒤에는 조정래의 수다스러운 입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 하나의 소설 작품이기보다는

    작가의 썰을 풀기 위해서 – 동원된 하나의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도 나오는 줄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에 과학 탐구 만화 같은 게 꽤나 있었다.

    거기선 이제 똘이와 영희 같은 애들이 나와서는 공룡의 세계 같은 곳에 간다.

    그리고는 둘이서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볼 때마다 똘똘한 똘이가

    “아 저것은, 티라노 사우르스인데, 앞 다리가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평소 육식 습성이라 우리는 지금 도망쳐야돼!”

    라면서 에피소드 곳곳마다 과학 정보를 주는 것이다.

    똘이가 힘이 역부족이면 중간중간에 흰머리에 안경 쓴 박사님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면

    똘이와 영희는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

    “아, 그렇구나 ~!!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겠구나~” 라고 감탄하고

    박사님은 똘이와 영희에게

    “어익후~ 녀석들. 금방금방 배우고 기특하기도 하지~!”

    라는 손발 오그라드는 훈훈함의 연속으로 진행되는 과학탐구 만화 말이다.

    “정글만리”를 읽으면서 꼭 그러한 과학 탐구 만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인물들이 겪는 에피소드는 대게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한 작위적 에피소드일 때가 많으며 그 에피스도 곳곳마다 인물들에게서 나오는 썰은 엄청나게 길다.

    그래서 인물들이 다 말이 많고, 역사와 경제 문제에 해박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낸 것 같아, 무안할 지경에 이르면 –

    “아이고 중국에서 오래살다 보니 역사학자가 다 되셨군요”

    라는 병풍 인물들로 하여금 추임새를 넣는 센스를 종종 사용해가면서 말이다.

    인물들이 쏟아내는 말들이 제일 중요하기에, 그 곁가지들은 모두 순식간인데다가 전형적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는 이 사랑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다 라는 식으으로 끝내버리기 일쑤다.

    그렇다면,

    문학성을 내팽겨치더라도 인물의 입 뒤에 조정래의 말들이 가치있다면 –

    이 소설의 가치는 충분할지언데 – 그 말들은 마치 술 취한 사람 말을 듣는 것처럼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듣게되고

    그냥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잡상식들과 인상주의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중국에 관심 많으신 동네 어르신 이야기를 육성으로 든는 정도랄까.

    계속해서 중국인구 많고, 지금은 G2지만, 몇 년 안에 인구를 무기로 G1에 이를꺼다.

    서양애들은 중국애들을 얕보고 있지만, 절대 그럴 애들이 아니다. 

    라는 게 주요 기둥이고 그 곁가지로 중국사람들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오는 게,

    중국인들은 돈이라면 환장을 한다. 

    중국 여자들이라면 명품이라면 환장을 한다.

    체면과 명예를 중요시한다.

    성 문화가 문란하다. 

    등등이다. 그래서 이게 원래 중국사람들의 DNA 에 새겨져있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이러한 본성론 자체에 대해서 동의를 못하겠는 것이다.

    우선 구획짓기 자체부터 의문인데…

    “정글만리”에서는 우선 서양과 동양으로 구획짓기를 하고, 동양은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로 구획을 나누다.

    그래서 각각 구획들의 본성이라 함은

    서양애들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잘 나간다며 콧대 높은 애들

    중국은 돈을 밝히긴 하지만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무서운 아이들

    한국은 나름 깡다구가 있어서 지금까지 잘 해왔듯 잘 할 것 같은 애들

    일본은 잘 나갔던 과거에 연연하는 꼰대들

    동남아는 열대애들 특성으로 게으른 애들

    뭐 이런 식으로 설정하고, 여러 에피소드를 들면서 맞지? 맞지! 라고 강요하는데

    이런 광범위한 구획짓기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우선 이야기의 주 무대인 중국만 해도 그 엄청난 인구가 또 얼마나 세분화해서 나뉠 수 있느냔 말이냐. 그리고 그 국가 사람들의 성향이 그렇다고 해도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런 경향이 조금 있다라는 것 뿐인데 – 그것이 마치 핏줄을 타구 유유히 흘러서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이렇게 강한 강변으로 독자들에게 색안경을 씌워서 얻는 것보단 잃는 게 더 많을 것 같다.

    한국만 해도 보자. 한국 안에 얼마나 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는가.

    그 안에서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라는 삼분법마저 가능하고 – 충청도는 느리고 멍청하고 – 전라도는 사기꾼이고, 경상도는 사람들이 드세다 – 라는 인상을 씌우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인상을 가짐으로써 각각 지역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더 편리해지는가. 오히려 필요치도 않는 구분법인 것을.

    국가와 민족에 대해서 이러한 인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주어들은 얘기들을 조금씩 과장해서 말하고….

    가끔은 국가 구획에서 넘어서서 남성, 여성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도 감초처럼 집어넣는다. 주요 요지는 N극과 S극이 만나듯, 둘이 서로 만나야만 하고, 성매매를 금지하는 것은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말도 안되는 일이다 라는 것들.

    그러면서 과거사를 사죄하지 않는 괘씸한 일본을 디스하고

    한국은 강한 중국에서도 잘 살아남는 용하고 영리한 민족이라고 칭찬하여서

    은근한 애국심을 자극했던 게 주요 흥행의 요인같은데, 이것은 소설가 김진명이 자주 사용했던 전략 아닌가.

    그런데 김진명 보다 못한 것이,

    김진명은 어느 정도 스토리의 얼개가 탄탄하고, 자료조사도 나름 잘 되어있는데 –

    소설 “정글만리”는 그냥 말 잘하는 할아버지의 썰에 가까운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조정래라는 문학가가 갖고 있던 후광은 “정글만리”에서 우좡창창 무너졌다는 것.

  • [2014.7.28.] 태국 다녀옴

    걱정과는 달리, 너무도 쉽게 태국에 입국을 했다.

    여권기한이 3개월 밖에 안남았기에, 나 나름대로는 명함이랑 코이카 공문이랑 이것저것 챙겨갔는데 –

    입국심사대에선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무사통과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 난…. 운이 좋다 – 라는 나 혼자만의 명제에 힘을 더 보태본다 –

    워크샵 일정이기에 계획적인 환대와 체계적인 통제를 예상했지만

    환대와 통제는 별로 없어서, 나름 자유로웠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매일 회의가 많고, 저녁일정까지 함께하고 – 남는 시간이라고는

    꼴랑 저녁 9시 이후뿐이었다….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데 한탄하며 – 겨우겨우 문 연 태국 거리와 마감시간을 앞 둔 마트를 종종걸음 쳤다.

    아, 그래도 태국식 마사지는 2시간 코스로 한번 받았다…. 관광지라고 할 만헨다는 한 군데도 못가봤지만 ㅎㅎㅎ

    내 태국 기대의 두개의 축 중에 하나, 마사지! 왜냐면, 그 유명세 타는 제대로 된 마사지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있었기 때문.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는지, 마사지 끝나고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ㅎㅎㅎ

    워크숍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각 국을 대표해서 온 관리요원들은 각각의 경험들이 다르고, 또 이제까지 이걸 풀어낼 시간과 장소는 없었기에

    엄청난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4명 정도가 함께하는 분임토의에서도 말 할 타이밍을 찾기 어려울 정도.

    또 그렇게들 말들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선, 나까지 굳이~ 말 해야겠어?! 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난 많이 듣고 – 생각하다 왔다고 – 하면 되리라 ㅎㅎ

    갑작스러운 워크숍 추진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긴 했지만

    각 국에서 열심히 피 빨리고 있는 관리요원들은 나름대로 여러 고민과 비전을 제시해줬던 것 같다.

    불만은, 본부 측에서도 행정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와줘서

    서로 윈윈했어야 했는데, 본부에선 꼴량 4명 뿐이 안왔기 때문에 – 구체적인 실무 개선 방향으로는 얘기할 수가 없었다.

    수요조사와 회계에 관련한 얘기가 제일 많이 나왔는데 – 두 담당자가 없으니, 뭘 얘기해도 – 그렇지요, 잘 되야 할텐데… 할 정도로 끝날 수밖에.

    나중에 왜 안왔냐고 물으니… 수요 담당은 원래 계획되어 있었으나 갑자기 바뀌었고.

    회계는 본부 회계담당이 본부 직원이 아니라, 외주 파견직이기 때문에 – 출장으로 처리하기가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아, 서글프다…

    태국을 본게 워낙에 없지만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거의 서울 못지 않은 도심을 갖고 있고, 동남아 특유의 활기참 그리고 엄청난 서비스 관련 인프라와 친절함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우즈벡에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라서, 더 강하게 느꼈는지 모르겠다 ㅎㅎ

    암튼, 태국은 언젠가 –

    다시 올 법 할꺼야 – 라면서 안녕, 하고

    다시 우즈벡에 돌아왔다…

  • [2014.7.20.] 나는 노래지고 있어요

    여름햇살이 쨍쨍.

    썬크림이든 양산이든 간에 귀찮아해서 열심히 그을리고 있다.

    그래봤자 – 점심시간 잠깐 왔다갔다 하는 것 뿐이라 – 구릿빛은 아니고, 조금 노래지는 정도

    그냥, 여름에는 조금 노래지는 것도 괜찮아 – 라면서 다니고 있다….

    지난주는 갑자기 관리요원 워크샵 이라는 것 때문에 마음만 뒤숭숭했었다 –

    그냥, 되는대로 하는거지 뭐, 하는 노력없는 자포자기 성격인데

    동료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 국외출장이라는 호사를 누려볼 것 같네.

    (정작 그때가 되봐야 알겠지만)

    평소에 누가 직접 부탁한 일 아닌 것에

    내가 해당되는 일이 아닌 것에… 무심하고, 신경도 잘 쓰지 않는 편인데 –

    여러모로 – 적극적으로 나서준 동료 관리요원의 모습을 보면서 …

    저런 건, 내게 없는 모습인데… 라는 생각을 하고, 좀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냥 알아서들 하게 내버려두지 뭐, 하지 않고 어떻게든 길을 뚫어보려는 것도 –

    사실 내게는 별로 없는 모습.

    그냥 그런가 보지 뭐. 그러면, 그냥 주어진 것 안에서 – 이렇게 해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

    라는 도피적 긍정이 오히려 내 모습과 가깝긴 가깝지..

    예를 들면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몇개 반찬이 일찌감치 떨어져도 난 더 달라고 하질 않지.

    그럴 땐, 너무 한가지 음식만 편식하면 안돼. 다양한 반찬을 섭취하는게 유익한거니깐- 하나 해치웠으니 나머지들도 해치우자. 라는 … 사고리듬

    ㅎㅎ 그리 나쁜 방식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이건 밥 먹을 때야 그리 나쁜 사고방식이 아닌것이지.

    이것저것 나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권리에 해당하는 것일때도

    이런 식의 사고리듬을 가동시키려 하는 데 문제지.

    술 먹을 때, 거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나불대면서

    살아가면서, 미시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것에 대해선, 도피적 긍정이라니 ㅎㅎ

    에라 모르겠다, 우선 한 걸음 뒤다

    하기 전에

    한번쯤, 더 고민해보겠어… 그럴려고 여기 적은 것 아니겠어?! ㅎㅎㅎ

  • [2014.7.4.] 두통

    20140704

    요새 집에 늦게 들어갈 정도로 데드라인이 시급한 것은 없다

    불안불안하긴 하지만, 에잇 몰라 –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만 한다 – 라면서 8시쯤 나오면 되는 정도?!

    대통령 방우행사 때문에 중단되었던 히치콕 대장정이 다시 시작되어서

    보통, 저녁을 패스트푸드 같은 것을 포장해 와-

    히치콕 영화를 보면서 먹곤 한다… 오늘은 스펠 바운드 란 영화를 봤다.

    근데 – 요새 왜이리 두통이 이는 지 모르겠다 –

    대략 오후부터 뭔가 집중해서 나타나는 그런 두통이 난다 –

    눈도 뻑뻑하고 – 뭐 가금, 종종, 이따금 나타나면 좋을텐데

    갑자기 이번주부터 오후만 되면 계속 그래버리니 –

    히치콕 영화보고 나서 다른 걸 하려고 해도

    잘 할 마음은 안 생기네 – 그나마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하면서

    조정래의 “정글만리”를 읽었던 것 외에는 ….

    ( 원래 그랬던지는 모르겠지만…. 정글만리를 읽으면서, 대하소설 작가 조정래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 것이 와장창 무너지고 있다 – ;;; 이건 차후에 정글만리 리뷰로써 선보이도록 하고)

    시간은 점점 지나가는데 –

    내일은, 두통이 없길.

    PS : 사진은 인위적인 연출사진인데, 글 내용이 걱정스러운 거라서…. 뭔가 오글거리는 컨텐츠가 되고 말았다 ;;;

  • [2014.6.23.] 글쓰는 주말

    제목은 글쓰는 주말이라고 붙여놨지만, 사실상 정말 뭔가를 끄적거린 시간은 토요일에 두시간 가량, 일요일에 두시간 가량이 전부다. 요새 쓰고 있다는 그 시나리오 이야기인데, 지금 헤아려보니 막 35씬을 돌파하였다. 막 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집에 왔는데, 내가 이렇게 밖에 나가서 두시간 정도 하고 오면 평균적으로 다섯씬 정도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주말 토, 일 전부 나갔다 온다고 치면 – 10씬 정도를 쓰게 되는 거고, 한달에 약 40씬. 이 속도를 이변없이 몰아친다면 – 한달 반 정도 후에,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완성하게 될 것 같다. 그 시점은 8월 중순. 빠듯하다. 왜 그러냐면, 지금 쓰고 있는 것은 거의 막 갈기다 시피 한 것이고, 이걸 또 다듬으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그것 뿐이 아니다. 어쨌든 만들어 놓은 두 편의 시나리오의 시놉시스와 제작계획서인가도 작성해야 된다. 그리고 또 각종 이력서에 포트폴리오까지 말이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내가 해둔 게 없어서, 낼거라곤 없지만 조금 굽신굽신 하는 거라도 하나 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영화나 미디어 계통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이런 것 정도를 만든다 싶으면 – 어느 정도 편집실력은 갖고 있어야 라고 – 내보이고 싶어서 말이다.

    나름 보람찬 주말이었어.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마감에 시달리는구나. 하지만 또 한가지 희망은, 내가 내고자 한 것들을, 내게 기한을 못지켜서 못 냈던 적은 딱 한번밖에 없었다. 나머지 약 3건인가는 다 제출은 했었다. 결과는 처절했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 이래됐든 저래됐던 기한 안에 낼 수 있지 않을까, 내 고집스러움이 그렇게 밀어부치지 않을까, 이렇게 다독여 보는 것이다.

  • [2014.6.20.] 대통령 방우

    20140620-1

    2년 전에 MB 방우로 차량 CP 에 동원되어 한 일주일 고생했던 적이 있었는데 –
    유경험자란 이유로, 역시나 이번에도 차량 CP 에 동원되었다.

    다른 점은
    그때는 단원이어서 그저 사무소에서 시키는 단순 업무를 쭉쭉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행사 총괄쪽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과
    그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영빈관 쪽으로 배치되게 되었다.

    차량 CP는 출장 일행단이 적재적소에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을 보내주고, 이동시키는 총괄 업무부터
    모터케이드를 할 때 차량을 정렬시키는 것 (순서지키기!)
    차량에 간단한 회화나 뭐 그런것들 부착하기도 하고 등등 차량에 관한 총괄인데
    우즈벡 현지 운전기사들이기 때문에
    소통할 부분도 많고, 발로 뛰어야 하는 부분도 많은 것.

    이번에도 차량 CP 총괄 본부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차려졌지만
    영빈관 쪽에 부소장님이 간다고 해서, 나랑 둘이서 영빈관 쪽을 가기로 했다.
    한국교육원장이 차량 CP, 총괄을 맡는다고 해서, 밑에서 일하기에 짱날 것 같기도 했고
    항시 새로움을 추구하는 나이기에 ㅋㅋㅋ
    영빈관이 어떻게 세팅되어져 있을까 –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은
    몸과 마음은 매우 고되지만
    쇳구렸던 한국교육원장과 함께 일하는 걸 그나마 피했다는 것과
    영빈관 이모저모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영빈관은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인데
    그나마 여기 있게 되니깐 그나마 한국, 우즈벡 대통령도 보게 되고
    대통령 숙소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우즈벡 대통령 숙소가 아닌, 대통령들이 방우할 때 묵는 숙소
    그러니깐, 그저께 박근혜씨가 잤던 곳.

    몇십년째 독재를 이어나가고 있는 우즈벡 대통령과
    새로운 형태의 독재를 창조하고 계신 한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 따위는 전혀 없지만
    우즈벡 최고급 투숙실 형태를 보고싶다는 호기심이랄까. ㅎㅎㅎ

    그래서 영빈관 숙소에 관한 사진도 몰래 두장 정도 찍었다! ㅋㅋ

    201406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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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생각보다 – 별거 없다는 인상 ㅎㅎ

    방 사이즈 자체는 크지만
    뭔가 기능적인 것 혹은 인테리어 적인 것으로 채워두질 않아서 허한 느낌이 들고
    전부 다 명품 혹은 신상으로 채워져 있지도 않다. 눈에 띄는 것은… 답답해 보이는 양탄자 ㅎㅎ

    이건 우즈벡이어서 그런건지, 다른 나라들도 엄청 화려하진 않고 원래 좀 소박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추측컨대 우즈벡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한데…

    내 동료 관리요원 말에 의하면 한국측 음식 준비도 그리 거창할 거라곤 없었다고 한다.
    주요 메인 음식이야 우즈벡에서 준비하겠지만, 일정의 한국음식은 한국에서 온 쉐프가 몇 접시 정도 준비해서 내보냈다고 했는데
    그냥 마트에서 파는 김 봉지 뜯어서, 접시에 넣어 보내고 – 후추, 소금통 같은 것도 그냥그냥 일반 식당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걸 쓴다고…

    나는 초특급 쉐프께서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뭐 등등을 모으고 모아 수랏상을 차릴 줄 알았건만 –

    하하하
    미드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눈과 기대치가 높아졌었나 보다 ㅎ

    20140620-4

    위 사진은 아침에 대통령 본관 앞을 청소하는 장면인데 이렇게 여러명이 나와서 빗자루로 그냥저냥 대충 빗자루질을 한다.
    흠. 이것도 뭔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랐던 그런 느낌 ㅎㅎ
    암튼 무사히 대통령이 가면서
    비상 경계가 풀렸으니 … 이제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

    정말 심신을 빨아먹는 비상 기간이었고
    새로운 경험도 많았고
    새로운 사람도 보았고, 알아왔던 사람들을 달리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졸리다 ㅠ

  • [2014.6.11.] 히치콕 대장정

    20140611

    외장하드 고전영화 알프레도 히치콕 폴더에

    히치콕 영화가 39편이 있는데 그 중 내가 본 것은 “새” 한편이었다.

    그것도 재작년인가 쯤이었으니 – ㅎㅎ 영화지망생 치고는 꽤 늦은 관람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젠가 알프레도 히치콕 영화를 꼭 봐야지! 라고 다짐했던 적도 없었고

    이름은 익숙하지만,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냥 영화 잘 만드는 이른바 거장축에 드는 사람이겠거니… 언젠가 기회되면 보게 되겠지 – 이러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즘 20씬 정도 막 넘어선 새 시나리오가 있는데

    (오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깐, 마치 내가 막 작가같은 부류의 사람이 된 것 같은 뭔가 허세스러움이 느껴진다 ㅎㅎ)

    이번에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뭔가 영화를 볼 때, 스릴러의 호흡이라는 걸 좀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근래 영화 웬만한 것은 다 봐버린 것이었다.

    그러다가 스릴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프레도 히치콕이 생각났다.

    그리고 떠올랐던 것도 하나 있다.

    이제… 한 4년 전쯤에… 미디액트에서 장편 시나리오 워크샵 이라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시나리오까진 아니지만 시놉시스를 쓰는 단계까지 함께 스케쥴링 하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

    그때

    제법 – 독창적인것을 써보겠다며 내 상상한 것 중에 기발한 것을 하나 꺼내어보고

    제법 – 작품성있는것을 써보겟다며 그 상상력에 철학적 개념과 은유를 막 쑤셔박았던게 하나 있었다.

    그때 데리다의 개념을 집어넣었었는데

    (나는 데리다의 저서는 단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았더랬지 ㅎㅎ )

    암튼 그런 불순한 발상으로 기껏 고집부리고 고집부렸더니

    미디액트 강사 선생님의 최종평은…. 이 시놉시스를 버리라고 했다 ㅎㅎㅎ

    지금 돌이켜보니 – 싹수가 노랬으니, 어쩔 수 없는 결론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당시,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기껏 몇주동안 이리 수정해보고, 저리 수정해놨더니 – 버리라고 하디니 엉엉 –

    선생님은 뿌리를 고쳐보라고 했던 건데, 난 잎사귀만 치고 있었으니, 뭐 지금은 억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던 것.

    암튼, 그때.

    히치콕 영화를 많이 봐라 라고

    그 선생님이 말했었지.

    지나가는 말로 말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뇌리에 남아있어서인지 – 이 히치콕 대장정의 한 발단이 되기도 한 것 같네

    암튼,

    요새 스릴러를 표방한 시나리오를 써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하고 (끝까지 갈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히치콕 영화를 내가 워낙에 안 보기도 했고

    예전에 들었던 소리를 교훈삼아 내가 갖고 있는 히치콕 영화를 예전것부터 순서대로 보기로 했다.

    토요일에 “하숙인” 이라는 무성영화부터 시작해서 4일만에 지금은 7편 정도 봤다.

    지금은 그냥 흑백영화인데… 첫 무성영화는 조금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흑백인데도 꽤나 현대적인 감각과 템포를 갖고 있는 영화라 재미나게 보고 있다.

    뭔가 이렇게 시리즈로 다 보면 히치콕이란 사람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일종의 정복욕심을 채워주기도 하고…. (39편이 히치콕 전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혼자만의 영화제를 치루는 기분이다.

    재미있군.

  • [2014.6.9.] 허송세월

    요새 집에서 재판을 하고 있나보다. 오래전부터 끓어 넘치고, 넘치던 것을 이제 끝장을 보려는 것 같다. 땅문제.

    할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땅을 형제들까리 나누어 가졌는데

    첫째에 해당하는 큰아버지는 큰집과 밤나무땅을 물려받았고

    둘째에 해당하는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땅을 물려받았고

    세째에 해당하는 작은 아버지는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땅은 별로 안하고 읍내에 농약사업을 했고

    네째에 해당하는 막내 작은 아버지는 논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도 확실하게 체계적으로 누구에게서 들은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와 온 걸로 해선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보니

    그때는 유언장 같은 것도 별로 없었고, 할머니는 계속 계셨기 때문에 재산 상속문제를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게 위임하고 뭐 그랬던 모양이다.  (할머니는 2005년에 돌아가심)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 땅을 계속 일구긴 했지만

    명의는 큰아버지에게 계속 두었나 보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이른바 가방끈 짧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명의 이전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것이었고

    이래저래 교육 잘 받은 큰 아버지에게 위임했던 모양인데

    결국 한 30년을 가꾸었던 땅을

    명의가 제것이라고 큰 아버지가 빼앗아가려는 모양.

    근데 그것 뿐이 아닌 게 – 큰아버지네 하나 더 당했던 게 있었는데

    과수농업은 철이 있어서, 한번씩 크게 이득을 보거나 그럴때가 있었던지

    한번 이윤을 내서, 돈을 마냥 놀릴 순 없고

    남들 하는 식으로 서울에 아파트 하나를 사뒀다는데

    서울에 연고가 없다보니, 이걸 또 명의를 큰아버지네에 해두었던 모양

    그런데 큰아버지네 작은 아들인가가- 우선 살림차릴 곳이 없다보니 거기에 그냥 둥지를 틀었는데

    그냥 거기에 살아버리고, 아파트도 하나 빼앗겼었다고 한다.

    땅을 치고 억울한 노릇이지만

    큰아버지네는 자식농사를 잘 지어서 첫번째 아들은 변호사가 되었고

    그 변호사 사촌의 딸도 고려대 법대까지 갔다는 소식을 들었었으니, 이제 로스쿨 정도는 다닐법하다..

    그 변호사 사촌은 어느 정도 이 문제에 대해서 중립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들 문제니 신경을 안써는 척 했던 모양인데

    최근에 전화온 걸로 보아선, 변호사 사촌도 완전히 큰아버지네 편에 서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 집으로선 속이 터질 노릇이지.

    큰아버지네는 변호사 집안을 이뤄 계랸으로 바위치기 하는 격이 되어 버렸고

    우리집 아들내미는 우즈벡에서 “허송세월” 하고 있으니깐.

    그러니깐 –

    내가 이해해야겠지.

    PS : 문제는 세상은 드라마같지가 않아서-  내가 아무리 발버둥친다해도 그들에게 열등감을 선사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거란 거지. 사실, 내가 발버둥을 치려고도 하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