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많다지만 원래 그런 거 잘 신경쓰는 타입은 아니고
하루종일 세수도 안하고 고시원에 박혀있기가 따분해져서
해가 저물녘, 세수를 하고 밖에를 나섰다.
물론, 저녁밥값을 아껴야하니- 밥은 먹고 나섰지.
다이소에 가서 밀폐용기를 사고 나니, 딱히 발길이 향할 곳이 없어
돌아오는 길은 조금 돌아가보기로 했다…
대로가 아닌 곳으로 조금 가보니… 저택에 조금 못미치는 고급형 주택 단지같은 것이 있었다.
연신내는 산 등성이 그나마 몇개 남아있던 주택을 허물고선, 빌라 따위를 짓는 걸 여러번 봤는데
딱 봐도… 가스 시설 들이기 아까우니 1구 인덕션 따위로 때워둔 그런 원룸들… 왜냐면 대지면적이 그리 넓지 않은 곳에 어거지로
가구수 많은 원룸을 쑤셔넣어야하니깐.
근데 여기는 일부 몇개 건물은 졸부들의 촌스러운 양식 디자인이긴 해도…
제법 건축디자이너까지 따로 고용한 듯한 각양각색의 주택들이 높다란 담장 너머로 언뜻언뜻 비친다.
지금도 짓고 있는 주택도 꽤 많고, 대지 팝니다 간판도 여기저기 있는 것 보니,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 동네.
단독으로 주택에 담을 세운 것도 있고
고급빌라 여러채가 높다란 담장을 세워가지고 성처럼 에워싸고 있는 것도 있더라…
그 성 안에는 놀이터도 있고 뭐 그러겠지…
아파트촌과 저런 고급 빌라 단지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공동체가 붕괴되어 버리니, 각자 공고히 벽을 쌓은 공간으로 저렇게 들어가는구나.
저 안의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은 더 안전하겠지만
그 아이들의 세계는 또 그 만큼 작아지기도 하는건데…
그런데 문제는 담장 밖으로 나와봐야 보이는 것은 다른 아파트와 주상복합일 뿐.
단조로운 삶의 양식은 어찌보면 서울보다 경기도가 더 심한 것 같다.
이 동네에는 시장조차 찾기가 힘들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