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종료가 다가오고 있는지라
종종 사람들이 그래도 가려니 아쉽지 않으세요? 라고 물으면
머쓱하게 계획했던 것보다 너무 오래 우즈벡에 있었잖아요, 라고 답하곤 한다.
처음 코이카를 올 때 도피성이 강했기에
2년 다 채우겠다는 목표도 없었고
적당히 봐서 1년?! 이라고 하면서 떠나왔던 게
벌써 3년 8개월째가 되어간다.
인생에 막과 장으로 나눠본다면 –
우즈벡이란 막 하나가 생겼다고 할 수 있을만큼
생소한 공간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들을 함께 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벡을 떠남에는 아직까지 주저함이 없다.
우즈벡이란 나라에 대해서도, 코이카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 걸 보니
이제 – 마무리를 하긴 해야하는 적절한 시간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아쉬운 것 하나가 있긴 한데, 그건 바로 집.
유럽여행을 하면서도 – 최저가 싱글룸만을 찾아다녔기에 ..
호스텔에 있으면서 – 우즈벡 집을 참 많이도 그리워했다.
그리고 아직 정말로 구하는 중은 아니지만 네이버 피터팬 같은 부동산 까페에서 전월세 집을 검색해보곤 하는데 –
조만한 원룸에 몇천만원 보증금을 딱딱, 때려두고 있어서 – 절로 아쉬움이 솟아날수밖에.
코이카와 연을 맺지 않은 분들은 조금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
사실 코이카 봉사단원도 그렇고, 관리요원 및 직원도 그렇고
생활비와 주거비 수준이 현지 사람들에 비하면 – 꽤 여유로운 편이다.
근데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현지인 평균 수준으로 맞춰버리면 위험해지기 때문.
어쨌든 외국인이기에 사람들의 눈길과 관심을 사로잡기 마련인데 – 주거지나 생활반경이 너무 평균 수준에 맞춰져버리면
노출도가 커져서 – 표적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요새 우즈벡에서는 대형 도난 사건이 뻥뻥 터져주고 있는 실정.
암튼 그래서, 주거비가 매우 여유롭다.
특히나 봉사단 관리요원은 현지 사정에도 불구하고, 너무 넉넉하다고 생각될 정도…. 인데…
욕먹을 까봐 구체적인 금액까지는 얘기하지 못하겠다 ㅎㅎ
암튼 집세도 여유로워서 꽤나 큰 집까지 살 수 있는 조건인데
나는 큰 집이 싫어서 내가 봤던 집 중에서 가장 작은 집을 택했다…
그래서 현 활동 관리요원 중에서는 내 집이 제일 작고, 후졌지만 …. 나는 만족하면서 … 그리고 지금은 곧 있을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네..
아쉬운 마음에 사진으로라도 여기 남겨본다.




정말 부엌, 침실, 화장실, 거실 하나씩 있는
관리요원 치고는 검소한 주거요건 ^^
참고로 다른 관리요원 분은 내 집 크기의 3배 정도 크기에 살고 있으며 갖춰진 옵션도 훨씬 좋다…
하지만 난 지금 살던 집이 좋았어..
모두 각자에게 자신의 바둑이 있듯이
모두 각자에게 자신의 집이 있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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