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3.] 흘러가리

참 쉽게도 가을이 간다 –

한국의 가을도 근래들어 짧아졌다지만 우즈벡만큼은 아닐 것이다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반팔에 에어컨 틀기바빴는데

이틀전, 정확히는 이틀전 아침부터 추워졌다.

반팔은 커녕 긴팔에 점퍼하나까지 걸쳐야 되는 날씨, 한국으로 치면 늦가을 날씨.

어떻게 여름 바로 다음에 초가을, (그냥) 가을을 건너뛰고 바로 늦가을 날씨로 되어버리는지.

다들 전기담요며 히터며 꺼내기 바빠졌다.

아침길을 나설때마다

싸아- 하는 겨울 특유의 냄새를 느끼며

이제 완연한 겨울이 오면….

이 겨울은 언제 지나갈까….

라는 기다림의 시간들이 이어지겠구나 –  했다 –

계절은 계절이고 –

근래에 머리 싸매는 것들을 몇고비 넘기고

지금은 머리 싸매는 것들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아닌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뭐라해야하나, 좀 기운이 빠지는 느낌.

전에는 막 이거, 제발 좀 해결하자- 제발 어떻게든 넘기자 – 하면서 아슬아슬했는데

이제는

아—- 하기 싫어. 하기 싫어.

라고 할 뿐.

아직도 이것저것 형편없이 쌓여있는 것은 많은데

이 권태 비스무레한 것들만 와버리고, 자꾸 딴 생각만 나는 것을 보니

이것도 가을타는 것의 일종인가보다

이것또한, 지나가는 가을과 함께,

흘러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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