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학기] 기말고사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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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고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다. 기말고사 주제는 한 그룹은 포토샵이었고, 한 그룹은 엑셀이었는데 그나마 조금 알던 것을 방학동안에 전부 까먹었나 보다. 조금 잘 하던 학생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게 어떻게 해야하냐고 사정을 할 뿐이었다.
엑셀시험은 이제껏 배웠던 함수 중 80% 정도를 써서 결과물을 만들어 파일을 제출해야 하는 시험이었다. 보는 학생들은 결국 예전 파일들을 참조하고, 온갖 수를 다 써서 어떻게든 하긴 했다. 물론 결과물이 좋진 않았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포토샵 시험보는 학생들이었다.
포토샵 시험은 사진 이미지 2장을 주고, 그걸 가지고 아래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내가 준 이미지는 컵 사진 하나와 케익 사진 하나였다. 사진 색보정, 그라디언트 오버레이, 필터 갤러리, 페더, 텍스트 스트로크 등등을 알아야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 포토샵 기말고사로 낸 문제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이 너무 못따라와서 결국 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런 이런 효과를 주어야한다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래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잘했다 하는 학생들은 결국 눈에 띄지 않고 포토샵 시험을 본 학생들은 결국 부정행위를 내게 걸리고 말았다.

웬만큼 서로서로 이거는 이렇게 하고, 저거는 저렇게 하고 하고 알려주는 것 까지는 용인을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옆 학생것 마우스를 잠깐 빌려서 해당 기능 한 두가지 정도 대신 해주는 것 까지도 이해를 해줄 수 있겠지만
최종 결과파일을 USB를 통해서 받고, 아무것도 수정하지 않은 채 파일 이름만 자기 이름으로 해서 내는 것은 도저히 용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10명의 학생중에 현장에서 그렇게 하다가 걸린 학생이 3명. 결과물을 받아보니 추가로 1명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우선은 그렇게 해서 내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억지하고, 억지해서 그렇게 처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한두시간이 지나고 나자 한 학생이 찾아온다. 아까 부정행위를 했던 그 학생이었다. 잘못했다며, 지금 자기 파일을 다시 해서 내겠다고 한다. 시험시간도 아니고 그래서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았는데 학생이 사정사정을 해대더니, 자기 혼자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해보고 초라하지만 자기 결과물을 갖다 준다. 그리고 낮은 점수를 받으면 안된다고 다시 사정사정을 해댄다.
아, 이럴때 골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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