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년 전쯤 그랬다. 책 좀 읽어야지. 난 맨날 누워서 읽으려고 하니깐 전자책에 도전해봐야지. 그리고 을유문학사세계문학 전집 100권 세트를 큰맘먹고 질렀다. 에헷, 일년동안 이 100권 중 얼마나 읽을 수 있으려나, 혼자서도 궁금해하고 그랬는데, 결론은 1권이었다. 그것은 세계문학전집의 첫번째 책이 토마스만의 “마의 산” 이었기 때문. 아 정확히 말하자면 마의산 상권, 하권 이렇게 2권.
내가 이토록 작품 하나를 긴 기간동안 읽은 게 별로 안되는데(어려우면 중간에 포기해버리기 때문)
역대급 중에 하나였다.
지금껏 돌이켜보면
중학교 때인가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100년동안의 고독” 이건 초중반부가 힘들었지만, 후반부는 빠른 속도로 훌훌 읽었었고
군대에서 “발터벤야민의 문예이론” 이건 아무리 되넘겨 읽어보더라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지금 시점에선 번역의 탓으로 조금 돌려본다.
그리고 이 “마의 산”
내용 자체가 난해하다기 보다는, 이거 왜 갑자기 또 이런 사소구리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담? 하는 순간, 또 내 나름의 딴생각을 해버리면서 눈은 텍스트를 분명 훑고 있지만 내용은 들어오진 않는 그런 희안한 경험. 아, 도저히 안되겟다 하면서 읽다맑다를 연거푸 한 끝에 1년이 걸렸다.
드디어 명작을 하나 읽었다, 뭐 이런 감흥보다는 드디어 넘겼다… 는 느낌으로 첫 작품을 읽었으니, 을유문학사 세계문학전집 연말엔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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