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9.] 허송세월

요새 집에서 재판을 하고 있나보다. 오래전부터 끓어 넘치고, 넘치던 것을 이제 끝장을 보려는 것 같다. 땅문제.

할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땅을 형제들까리 나누어 가졌는데

첫째에 해당하는 큰아버지는 큰집과 밤나무땅을 물려받았고

둘째에 해당하는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땅을 물려받았고

세째에 해당하는 작은 아버지는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땅은 별로 안하고 읍내에 농약사업을 했고

네째에 해당하는 막내 작은 아버지는 논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도 확실하게 체계적으로 누구에게서 들은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와 온 걸로 해선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보니

그때는 유언장 같은 것도 별로 없었고, 할머니는 계속 계셨기 때문에 재산 상속문제를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게 위임하고 뭐 그랬던 모양이다.  (할머니는 2005년에 돌아가심)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 땅을 계속 일구긴 했지만

명의는 큰아버지에게 계속 두었나 보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이른바 가방끈 짧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명의 이전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것이었고

이래저래 교육 잘 받은 큰 아버지에게 위임했던 모양인데

결국 한 30년을 가꾸었던 땅을

명의가 제것이라고 큰 아버지가 빼앗아가려는 모양.

근데 그것 뿐이 아닌 게 – 큰아버지네 하나 더 당했던 게 있었는데

과수농업은 철이 있어서, 한번씩 크게 이득을 보거나 그럴때가 있었던지

한번 이윤을 내서, 돈을 마냥 놀릴 순 없고

남들 하는 식으로 서울에 아파트 하나를 사뒀다는데

서울에 연고가 없다보니, 이걸 또 명의를 큰아버지네에 해두었던 모양

그런데 큰아버지네 작은 아들인가가- 우선 살림차릴 곳이 없다보니 거기에 그냥 둥지를 틀었는데

그냥 거기에 살아버리고, 아파트도 하나 빼앗겼었다고 한다.

땅을 치고 억울한 노릇이지만

큰아버지네는 자식농사를 잘 지어서 첫번째 아들은 변호사가 되었고

그 변호사 사촌의 딸도 고려대 법대까지 갔다는 소식을 들었었으니, 이제 로스쿨 정도는 다닐법하다..

그 변호사 사촌은 어느 정도 이 문제에 대해서 중립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들 문제니 신경을 안써는 척 했던 모양인데

최근에 전화온 걸로 보아선, 변호사 사촌도 완전히 큰아버지네 편에 서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 집으로선 속이 터질 노릇이지.

큰아버지네는 변호사 집안을 이뤄 계랸으로 바위치기 하는 격이 되어 버렸고

우리집 아들내미는 우즈벡에서 “허송세월” 하고 있으니깐.

그러니깐 –

내가 이해해야겠지.

PS : 문제는 세상은 드라마같지가 않아서-  내가 아무리 발버둥친다해도 그들에게 열등감을 선사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거란 거지. 사실, 내가 발버둥을 치려고도 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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