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3.] 망가진 사진

근래에 사진을 많이 안 찍어서, 필름들이 많이 쌓여있었다. 2012년 겨울부터 2013년 가을 현재까지 두었던 사진을 드디어 맡겼다. 언제나 사진을 맡길 때마다 긴장과 설레임… 필름 특유의 깊은 색들이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맡기고 나서 기다리는 것이 나름 재미라는 이유로 필름 카메라를 서브 카메라로 지니고 다닌다.

그런데 이번 결과만큼은 비극적이었다. 종종 우즈벡 사진관들이 노이즈를 내고, 거친 구멍 뚫린 자국을 남겨오긴 했지만, 일부만 그랬기에, 이런 느낌도 나름 필름의 낡은 느낌을 내는데 한 몫을 하는 걸꺼야. 하고는 필름 현상하는 재미를 참지 못해 – 그냥 우즈벡에서 맡기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필름도 여기저기 구겨져서 주는 게, 뭔가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필름스캔된 사진을 보니 – 무슨 액이 샜는지, 푸른색으로 여기저기 얼룩이 져있고, 노이즈는 엄청났으며, 여기저기 구멍까지 뚫어놨다. 혹시 단순 스캐너의 문제일까 싶어 현상된 필름을 보니- 필름 현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여기저기 구멍뚫린 자욱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말이다.

아, 속상할 따름.

제법 긴 기간동안 모아두었던 세롤의 필름을 전부 다 이모양으로 만들어 두다니. 찾으로 갈 때 별 이야기도 안 해주고.

다시는 우즈벡 현상소에 맡길 수 없을 것 같다.

조금 기다리게 되더라도 – 앞으로는 한국에 맡겨야 할 것 같다.

나의 소중한 기억들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두다니!!

그리고 저번 주, 그리고 주말.

뭔가 잘 풀리지 않는 기간이었다. 이것저것 다 안풀리고 그런 것은 아닌데

하나 사소한 무제 하나가 몇주째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것이, 아 – 이런 것이 바로 스트레스라는 거군. 싶어서 –

그냥 그건 그거 나름대로 해결되던, 해결되지 않던…. 이번 주말은 날 위해 보내야겠다며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잠을 자고, 여유시간에는 영화 연속감상을 했다.

머리 굴리기 싫었던지, 전부다 헐리우드 히어로 물.

스파이더맨 2, 3, 아이언맨 3

그렇게 보다보니, 주말이 지나가고 – 여러가지 해야 할 것들만 자질구레하게 남아있다.

음악이라도 하나 틀어두고

자질구레한 것을 하나하나 개켜보아야지.

결론은, 일하기 시작한지 5개월만의 슬럼프 정도라고 치기로 한다.

안 좋은 때가 있으면, 좋은 때도 올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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