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 9월

대학교때

어느 문학수업때, 누군가 편지 형식의 글을 써온 적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하늘이 멀어지고 있어” 라고 써왔었다.

그냥, 별 생각없이 넘겨듣고 말았는데 – 교실 밖을 나섰는데

맨날 저만치만 있던 하늘이, 짙푸르러져 가지곤, 엉큼 멀어져서 내 위에 펼쳐져 있었다.

아- 하늘이 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거였구나 – 라고

그 후 가늘날들- 계속 하늘을 유심히 보고,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도 꽤나 찍고 그랬더랬다.

어느덧 날짜를 헤아려보니

9월이다.

일주일 단위로만 시간을 헤아리고, 기다리고 그러다보니

9월이라는 월의 바뀜이 생경하다 –

우즈벡에 가을바람 비스무레한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와

계절의 바뀜을 먼저 알려왔지만

그래도- 생경하기 이를 때 없었다 –

9월, 9월이라니-

일주일에 갇혀있던 내게

9월이란, 느닷없어서 허탈감마저 든다.

그리고 – 마음은 또한 이중적이다.

빨리 지나버릴 시간들이어라 – 와

지금 놓치기 아쉬운 시간들이어라 – 와

가을은 아마 내내 그럴 것이다.

그리고 조금 쉬었다가

해의 바뀜에 맞추어 다시 시간과 나의 완력싸움이 시작되겠지.

언제든 이길 수 없는 그 싸움.

그저,

함께 쓰다듬는

그런 위로가 필요한…

…그런 거겠지

PS : 가을엔 역시 델리스파이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