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쯤 일어나 KBS 월드를 틀어놓고 (요새 드라마 상어를 봄)
다림질을 좀 하고, 간단한 아점을 먹고 –
돼지고기를 파는 시장을 찾으로 일종의 탐험(?)을 했다 –
사실, 고려인이 하는 돼지고기 정육점이 집근처에 한 군데 있긴 한데,
가격이 비싸서 – 현지인들이 돼지고기 사는 곳을 알아내면, 좋겠다 – 싶었던 것.
우즈벡은 조금 널럴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슬람 국가라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이 그리 많지만은 않다.
( 그런데 이슬람 교리때문에 안 먹는 것보다는 특유의 향과 맛이 그냥 싫은 듯 ㅋㅋㅋ 우즈벡은 이슬람 국가라고 하기에는 다 너무 널럴해)
아스키야 시장으로 향했다.
멀지 않은 시내에 위치해 있지만 항상, 입구 쪽만 지나가보고 – 실제로 시장에 들어가 본 적은 없었는데
코이카 안내자료를 보니까 주 취급 물품 중 돼지고기라고 적혀 있던 것을, 발견해서리.
딱히 돼지고기 어느 부위를 살 필요성은 없었는데 –
어디서 어떻게 어떤 가격으로 파는 지 알고 싶어서리.
하지만 시장을 뺑 돌아봐도
소고기, 양고기는 있어도 돼지고기는 보이지가 않았다.
고기 관계자(정육점 상인)에게 물어보니 시장 어디어디로 가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찾아가보니, 문을 닫았다… 그 옆가게 관계자의 말로는 오늘은 너무 늦어서(기껏 오후 5시건만!) 끝났고, 내일 아침에 오면 살수 있다나 –
살펴보니 허름하긴 했는데, 그래도 돼지고기 파는 데가 이렇게도 있구나 하고, 알았으니 됐다 – 라고 돌아섰다.
돌아서는 길에 시장까지 택시타고 왔는데 그냥 발 길을 돌리기가 뭐해
과일이나 좀 샀다. 자두를 사는데 가격이 1킬로에 1,500 숨 (한화 600원) .
어머, 세상에 – 정말 과일은 싸긴 싸다… 세상에 운송비나 나올려나… 하면서 가격을 깎지도 않고 그냥 샀다.
그리고 시장 앞 피자가게에서는 피자 라지 한판 25,000 숨 (한화 12000원).
역시… 과일만 싸지 – 식당에서 사먹는 밥값이나 공산품은 다 비싸단 말이지…
집에 다시 돌아와서…
이제 뭐하지? 뭐하지? 하다가 영화 “비포 미드나잇” 을 봤다.
“비포 선라이즈” 에서 “비포 선셋”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
현실적이 되어버려서 전의 어떤 싱그러움들이 다 상쇄되어 버린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보긴 했지만 –
아아아 – 그래도 – 난 너무 좋았다 ㅠㅠㅠ
갑자기 “비포 미드나잇” 을 보니깐
나도 저런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면 좋겠다,
(꼭 셀린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냥 서로 아옹다옹 나랑 잘 어울릴 수 있는 어떤 사람, 있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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