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운동화를 빨았으면 오늘은 가방을 빨고 내일은 세탁소에 맡겼던 옷을 찾아오는 식으로 – 하루하루 정리와 준비들을 하는 여유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꼭 집에만 오면 책이 잘 읽히지가 않아서 (원래 잘 안읽지만) 저녁 – 밤이되면 영화를 보기도 하는데 그것마저 내키진 않을 때는 그저 음악을 귀에 꽂고 부안 밤거리를 유유낙낙 다니기도 – 밤 10시만 돼도 잔뜩 한산해져버리는게 부안군. 제법 이것도 운치라며 – 새로 산 시와 앨범도 틀어보고 다른 잔잔한 앨범들도 틀어보고 하면서 여기저기 다녀도… 한 삼십분이 안되서 – 다 돌아버리고 만다. 새삼스럽게 놀라운 것은 어렸을 적에는 이 좁은 곳을 전혀 좁다고 느끼지 못했던 것. 지금 생각으론 – 반나절이면 부안 온동네 새로울 것이 없겠는데 그때는, 어딜 갈 때마다 부안에 이런 곳이 있었어? 하면서 새롭게도 느끼고 아직 안 가봄 미지의 공간(?)도 참 많다 – 부안은 왜 시가 안될까? 라고 혼자 생각해보기도 했던 것. 어렸을 적… 나는 호기심은 참 많았지만 모험심은 별로 없어, 할 일없이 여기저기 나다니지 않았던 탓도 있는 듯. 그래도 – 나는 내 고향이 이런 시골이라는 것이, 참 좋다. 언젠가 여기에, 모든 연줄이 없어지더라도 – 내가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이지 않은가. 내 고향, 여기저기 다 눈에 익은 것들이, 변화를 주목하게 되는 것들이 이렇게도 많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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