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손에 드는 순간 거의 의식을 잃은 것처럼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요즘은 피곤해서가 아니라
그저 습관성으로 자게 되는 그였다.
점차 생각이 짧아지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어쩌면
돈 뿐이었다.
걸으면서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인생이 멈추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몇가지 취미를 가졌던 청년이었다고 추억하면서…
더운 날씨가 그를 지치게 하고
또 역설적으로는 너무 강한 에어콘 바람이 그를 지치게 하였다.
그가 여름을 좋아했던 것은
여름 밤이었다.
여름 밤에 풀벌레 소리와 함께 걷는 것을 좋아했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간단하게 편의점에 모여 맥주 한 캔씩 들이키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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