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떨어지는
소리,
위에
떨어지는
눈물.
말라가던 빨래들이
다시 젖기 시작하고
누군가 베란다 위에서
그 모든 기억의 추억의 토사물들을
한꺼번에 게워내기 시작한다.
-최승자 <雨日풍경>
난 비가 좋다.
뭔가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다.
나는 항상 멀리 있는 일 때문에 걱정해서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집 안에서도 우왕좌와 그러고 마는데
비가 쏴아하고 내리던
딸꾹질하듯 내리던 간에
그것들을 곁에 두고 있으면
멀리있던 시선이 내 안으로 향하는 것만 같다.
지나간 일을 후회할 것도 없이
멀리 있을 일을 걱정할 것도 없이
잔잔해진다.
언젠가, 비오던 날 뭘 생각했었더라 하는
종류의
추억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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