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뭔가를 써봐야 정리되는 기분이다
풀어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이
풀어내면서 내가 지어내고 있는 것인가 싶어도
결국 그것들은 모두 나의 것.
나의 실타래처럼 엉켜진 생각들 아니 생각이라 하면 뭔가 정리된 느낌이다. 느낌들, 기분들 같은 것들, 단어로 명명하기 힘든…. 내 뇌리의 어떤 화학반응.
언어화 되면서 나는 조금 체계적이고
조금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 좋지 않을 습관일 수 있다
모든 걸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기록하고, 남기고 어쩌면 되도록이면 영원히 어떤 상태로 남기고 싶은 그 마음은 일종의 소유욕은 아닐까 싶어진다. 그런데 내 성급한 마음은 지금 스쳐지나가려는 그것들을 놓쳐버리면 언젠가 다시 붙잡을 수는 힘들 것 같아 이렇게 붙잡아 둔다.
나는 글로서 나를 가꾸는 것이다.
이번 제 2차 휴가를 글로 가꾸어 본다면 어떤 것일까..
기록적으로는, 나의 역사 아래서 기록을 남기기에는… 음…
총 지출 3만 + 2만 + 10만 + 5만 + 3만 = 28만원인데… 그 중 8만원은 유흥비가 아닌 비행기 티켓값과 도서구입비에 쓰여졌다. 그리고 애초의 30만원 중 대부분은 로모 LC-A + 와 몇 벌 산 티셔츠 가격으로… 정말 다른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휴가가 아니던가.
거의 놀러간 것이라고는 없고, 밥도 되도록 저렴하게, 되도록 술자리도 자제할려고 했다.
집안일을 도왔던 것으로 시간이 할애되어서 우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더이상 놀수만은 없다는 생각
나도 이제 거의 어딘가에 끝없이 의지하고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 와버렸다는 생각.
상황이 그러하였던 것이다.
아무리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등록금을 벌어야 한다는 사정이라 하여도
누추한 수입이라도 있는 집안과 집안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이의 사정은 천차만별인 것이다.
곧 내게는 그 수입의 집안이 없어질 것이다.
이미 부모님은 나이가 많아지셨고, 올해를 마지막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
더이상 자식을 위한 것은 부모님에게 강제노역이나 다름없는 짓이다.
나는 드디어
홀로 남겨진 것이다.
두달후부터 그것이 시작되는 것이다
갈기갈기 찢어가면서 천천히 죽어가야지 하는 생각은
우선 생존의 위협앞에 두려워 지는데
상상과 다짐으로 살 수 있는 현실이라면 누구라도 이상적으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언제나 지금 내 앞에 닥친 현실은 사정없이 무겁고
나는 더욱 더 절박해지고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고통으로, 더한 고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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