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2.] 싸이월드 일기

2006. 12. 07

2년동안 논술을 가르쳐주시며 신자유주의와 미국의 횡포를 알려주셨던 선생님.
5월이 되면 너무 쉽게 진압되었던 5월 17일의 전주를 이야기 하시곤 교단에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시던 선생님.
5번 투옥되고 후에 국가유공자와 배상금이라는 시혜를 단호히 거부하신 그 분.

이제 수능을 끝낸 나와 올튼, 윤호,학수에게 정치경제학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려주신 선생님.

그 선생님이란 매개가 없었다면 나와 올튼은 어느 때에 마주치지도 못했을 수 있고, 내가 노문연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평소에 그 극악함에 치가 떨려 잘 쳐다보지도 않던 조선일보를 그 날은 그저 무심코 들어보았던 것은 무슨 예감이었을까? 진정, 조선일보를 보느니 차라리 제민일보나 한라일보를 보자는 생각으로 조선일보를 두달가까이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을 그날은 그저 ‘무심코’ 들어보았다.

역시나 1면 헤드라인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저들의 선정적인 문구들
빨치산이니 주체사상이니 친북세력이니 뭐니 하는 것들. 전교조가 옆에 나란히 써있는 것을 보아 그들의 상습적인 취미인 전교조 죽이기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 뭐 무슨말이나 하는지 좀 보자라고 훑어보는데 선생님이 있었다….조선일보 1면과 3면에 이어 아주 대서특필되고 있었다.

임실 K교사라고 나왔지만 나는 단번에 그게 선생님인줄 알 수 있었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순진한 중학생들에게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반전뱃지를 의무적으로 달게하고, 빨치산과 접촉케 했으며, 6.15 공동선언문을 암송시켰던 전교조 소속 친북반미교사가 존재한다는게 놀랍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들과 운영하던 반전 카페 주소까지 공개되어 있었다.

바로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그 카페는 애국자라고 자칭하는 우익세력들의 테러를 받고 있었고
한겨레에 인터뷰하면서 찍은 선생님의 사진은 꽤 지쳐보였다. 하루 500통 가량의 항의전화를 받고 계신다고 한다…

언론은 저렇게도 무섭다…
파견논술과 중학교 교사직을 겸하고 있었을 때부터 학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힘든 상황을 여러번 말씀하시다가 근래 들어서 학생들과 다방면의 활동을 펼치시고 있는 듯 했는데… 그 모든 것을 조선일보가 물거품으로 만들려고 한다.

제 입맛에만 맞추어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해놓고 조선일보는 미래를 향해 걸음떼려는 사람들을 저렇게도 옥죄는 구나. 왜 그딴 신문이 국내에서 제일 많이 보는 신문인지 나는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 어느날은 입장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말아보고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한번 뜯어보자 하고 보았는데도 조선일보는 극악한 신문이었다. 소수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신문, 극우세력의 대변자들. 왜 소수를 위한 신문을 다수가 보는 것일까….왜 그렇게도 폭력을 휘둘러대는 신문을 아무렇지 않게 보는 것일까….

차라리 서글프다.

선생님의 신상에 제발 별다른 일이 없어야 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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