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공고문을 만들었다.
우즈벡어로 만들었는데 내용인 즉
“시나리오 집필, 촬영, 연기 그리고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Adobe Premiere 사용법을 배움으로써 직접 단편영화 제작을 시작부터 끝까지 해볼 것입니다. 단편영화와 프로그램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되니 관심있는 사람은 이메일, 전화 혹은 컴퓨터 센터로 찾아오세요.”

▲ 우즈벡어로 만든 영화수업 모집 공고문
2월 27일-28일 동안영화수업 공고를 학교 곳곳에 붙였다.
처음 붙일 때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여기 붙이면 안된다며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아주머니가 붙이면 안된다고 했던 곳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컴퓨터 센터 유리벽이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컴퓨터 센터 앞에는 꼭 붙여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수업을 하는 공간인데! 한참 실랑이 끝에 위에서 뭐라 하는 게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바득바득 우겨서 붙이기 성공. 그리고 이어서 한국어 교실이 있는 G빌딩은 각 층마다 하나씩 붙이고, 컴퓨터 학부가 있는 건물에는 1층에만 4장 정도. 그리고 도서관 앞에 한 장 붙였다. 컴퓨터 센터 말고는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전부 다 해서 10장 정도 붙였다. 학교 주요 건물이 3개 정도밖에 안되니 웬만한 곳은 거의 다 붙인 것이었다.
공고문에 모집시기를 열흘정도로 넉넉하게 잡아뒀다. 학교 자체에 이런 종류의 수업이 열린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꽤나 생소해할 것 같아서였다. 한 3일 정도 지나다니면서 공고문을 보고 그 동안 약간의 소문이 나면 한두 그룹 정도는 개설될 수 있겠지, 싶었다.
연락을 기다렸다.
결론적으로 하루에 평균 3-4통의 전화가 와서 해당 수업에 관하여 물었으며, 모집기간 동안 약 40명의 학생들이 찾아왔다. 찾아올때마다 수업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학생들의 공강시간을 기록하고 연락처를 적었다. 각각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학생들의 공강시간을 서로 맞추는 게 약간의 곤욕이었다. 도대체 몇 명이나 찾아올지 몰라서 그룹을 어떻게 지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40명이 찾아왔으니 자연스럽게 4그룹이 만들어졌다.
제일 걱정이었던 것이 수업을 잘 하냐, 못하냐에 앞서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모여줄까 였는데… 그것이 일단 해결되었다.
영화만들기 방과후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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