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대학교를 뜻하는 Inyaz. 그리고 ‘함께, 같이’의 뜻을 지닌 bilan. “외국어대학교와 함께” 라는 뜻이다. 사마르칸트 외국어대학교에 한국어 정규학과가 생긴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20주년을 기념할 겸 해당 기관의 코이카 선생님들을 주축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나는 영상을 찍어줄 것을 의뢰받기도 했고, 행사에서 한국어 대회를 여는데 거기에 외교대 학생들이 참가하게 되서 외교대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필드트립때 방문하고 두번째 사마르칸트 방문이 되었다. 기차 한 칸에 외교대 학생들 그리고 한국어 선생님과 나란히 앉으니 꽉 찼다. 필드트립때는 가벼운 점퍼라도 걸치고 있어야 할 날씨였는데, 지금은 체리와 딸기가 나오는 계절. 당연히도 기차안은 무더웠다. 에어컨을 어딘가에 틀고 있다면서 창문도 잘 못열게 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생각했다. 기차 안은 더웠고, 기차는 서행을 하다가도 자꾸만 쉬었다 가기 일쑤였다. 그래도 이것저것 농담따먹기 하면서 가니 그 시간들이 그리 지겹지만은 않았다.
학생 집에서 하루 자고, 짐을 좀 날라주고 바로 사마르칸트 외대로 향했다. 행사장은 커다란 실내강당. 그리고 더웠다. 오늘 행사의 최대의 적은 바로 ‘더위’ 겠구나 싶었다.
총장과 학과장 등 관계자 및 코이카 등등에 관계자 축사가 이어졌다. 그리고는 부채춤을 시작으로 해서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행사들이 이어졌는데 정말 놀라웠던 것은 정말 이것저것 많이도 준비했고, 열심히도 준비했다! 라는 것. 하나하나 열겨해보면 부채춤, 사물놀이, 동요에 맞춰 하는 무용, 노래. 등등. 축하 공연의 성격만 이 정도였다.
그 밖에도 연극 “흥부와 놀부”를 직접 하기도 했고, 편지 읽기를 하기도 했는데. 역시 외대의 한국어 정규학과라서 그런지 급이 다르구나 싶었다. 한국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았다! 외교대에는 몇몇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한국어를 정말 잘하지만, 정말 잘하는 학생들은 10명 중 1명이나 될까 말까 한 것 같았다. 이건 주전공과 제2외국어의 채울 수 없는 간극이랄까.
축하공연의 성격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게 있었다면 어느 남매의 춤이었다. 사회자가 어디서 공주를 불러온다고 하니 빨간 드레스를 입고 스르르륵- 나타나서는 매우 열정적인 춤을 추는 것이었다. 이 공연만을 위해 동작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맞춰본 것 같진 않고, 마치 뭐랄까 평소에 남매가 그러면서 노는 것만 같았다. 그 정도로 춤을 잘 췄고, 춤을 서로에게 즐기면서 추는 듯 보였다.
그리고 한국어 경연대회가 열렸다. 동방대학교, 부하라국립대, 세계경제외교대 그리고 사마르칸트 외국어대학교가 참여하였다. 우리 학생들에게 무조건 1등하라며 농담을 치곤 했는데, 외교대 학생들은 정규학과가 있는 학교들에게 밀려 최종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최종 결승은 사마르칸트 외대와 동방대학교. 두 곳 다 한국어 정규학과가 있는 학교들이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동방대학교 2학년 학생이 1위를 하였다는 것. 한국어 경연대회와 편지읽기 대회 시상, 그리고 함께 준비해줬던 준비단 등에 박수를 보내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내게 있어 Inyaz bilan이 처음 참가한 행사였는데, 좀 놀란 것은 우즈벡에는 한국어를 잘 하고, 관심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정말 많다는 것. 그래서 여기 우즈벡에서 코이카 선생님들에게는 여러가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행사 내내 가슴 한 구석에 피어오르던 것, 부정할 수 없는 부러움의 감정이랄까. 한국어 코이카 단원이 부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국어를 매개로 하여 학생들과 맺는 끈끈한 유대관계가 느껴졌다 할 까.
암튼 여러모로 다양한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된 행사였다.
* 아래는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행사 동영상
[ 사마르칸트 국립외대 한국어학과 10주년 행사 동영상 : Inyaz Bil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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