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겐 핑계가 많았다. 토요일에 출근을 했고, 주말엔 비가 왔다. 아직 추웠다. 일요일엔 제대로 씻지 않았고 월요일엔 씻었지만 비가 와서 애매했다. 그래, 그렇다고 치고 집밖에 나가지 않았다.
예상할 수 있듯, 생산성이 부족했다. 몇 편의 영화를 봤지만 원래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영화는 막상 보고나선 좋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이렇게 3월의 첫번째 주말이 가는구나.
그가 좋아하는 비도 있다. 아주 기운차게 폭우처럼 쏟아지는 비였다. 물론 그 비를 맞는 것까지 즐기는 것은 아니다. 이걸, 어쩌나 우산을 지닌 사람들도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그런 폭우. 그런 비는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뭔가 사태가 일어났고나, 하는 익명의 사람들 사이의 눈마주침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공동의 감각. 폭우. 마치 정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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