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나 되서야 을지로4가로 향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갈까 하다가 버스를 탔다. 아직 손이 시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을지로4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을지로4가역 1번출구 앞에 쓰러져 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남자였다. 50대 정도? 질환이었을까? 쓰러진 폼이 노숙인이 잠을 청하는 그런 자세가 아니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 남성을 소심하게 흔들어보았다. 옹알이를 하는 폼이 취객이었다. 그를 일으켜세우고 귀가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어 112에 전화를 했다. 취객이 쓰러진 폼이 마치 질환으로 쓰러진 것마냥 처참했던지라, 주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가 옆에 멀뚱멀뚱 서있자, 어떤 일본 관광객은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었다. 경찰에 전화해뒀다고 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다. 그는 자리를 떴다.
버스에는 딱 한자리가 비었다. 장애인 전용석이긴 했으나 시간대가 늦기도 했고 그래서 그냥 빈좌석으로 간주해도 되겠지? 싶었다. 그는 자리에 앉았다. 앞자리에 앉은 30대 초반 정도 되는 여성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뭔가 제대로 되는 게 없다는 식의 나지막한 통화였다. 갑자기 유리창에 머리를 쿵 박는데- 속상해서 그런 것 같았다. 속상해서 그런 것 치고는 아프겠는데?! 라고 그는 생각했다. 동대문 인근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버스에 탑승했다. 50대쯤 되는 3명의 관광객이었는데, 버스카드를 찍어도 계속 잔액이 부족합니다. 라는 메세지만 나오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그 안내 메세지가 어떤 말인지 모르는듯 한 10번을 연속으로 카드 찍는 행위만 반복했다. 그 앞에 앉아있던 여성이 통화중 아씨- 잠깐만, 하면서 앞으로 성큼성큼 가더니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고는 자신의 카드를 찍어줬다. 일본인 관광객은 현금을 여성에게 주려고 했으나 쿨하게 다이조브 다이조브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는 또 성큼성큼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통화를 계속하는 앞좌석 여성. 그는 저것이 진정한 테토녀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집에 오는 길에 어제 딸기를 한팩 사서 먹었던 게 갑자기 떠올렸다. 한팩을 한번에 다 먹어치우니 기분이 좋았다. 과일로 배를 채우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근래 과일이 너무 비싸서 안사다가 큰 맘먹고 산 것이었다. 오늘도 그러고 싶었지만 그는 연속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사치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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