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정해

오랜만에 공고일에 맞춰서 지원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법 오랜만이다. 거의 한 2년만인것 같다. 예전에는 뭐가 없더라도 내고 기다리는 기분을 위해 제출했던 그였다. 이런 마감이라도 있어야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재촉이었다. 조바심이었다. 금요일에 결심을 했고- 그날은 운동을 핑계로 그냥 보냈다. 운동을 했다치고, 그는 일찌감치 침대로 향했다. 겨울은 역시 너무 싫어. 라면서. 방심이었다. 멜라토닌마저 먹지 않다니- 몸이 더워지더니 잠 든 시각은 새벽 4시가 넘었을 것이다. 침대로 몸을 넣은 게 11시 쯤이었건만.

오전에 잠깐 깼었다. 팟캐스트가 계속 틀어져있었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겠군. 하며 다시 잠을 청하고 깬 시각은 오후 12시. 그제서야 일어날 맘이 생겼다. 그래도 일찌감치 세수를 하면 한심한 꼴을 면할 수 있을꺼야. 배를 채우고, 일찌감치 세수를 하고, 물티슈 따위로 바닥을 문지르고 나니 오후쯤. 낮시간부터 까페에 가면 좀 애매하다 생각했다. 여유있다는 탓에 딴청만 부릴 것이 뻔했다. 그는 집 PC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역시 주기적인 패턴으로 크롬창을 열고, 유튜브 사이트를 들락날락했지만 그래도 긴 시간이었던지라 성과는 있었다. 2페이지에 조금 못미쳤지만. 아예 아무것도 없었던 것에서 뭔가가 생겼다는 것. 그 희망을 쥐고 저녁엔 을지로4가로 향했다.

그는 BC카드 건물 로비의 매끈함이 너무 공허하고 유령같다, 라고 생각했고 이리 늦은 밤시각에도 사람들이 빽빽하게 차 있어서 아니, 지금이 시험기간이었나? 라고 순간적으로 혼동하기도 했다. 고도의 집중력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뭔가를 해보았더니 그래도 제법 분량이 됐다. 됐다. 내일, 일요일이 있으니깐 오늘은 이걸로 어느 정도는 됐다, 싶었다.

그는 오늘은 뭔가 생산성 있는 하루가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리 우울하지는 않았다만, 왜 다른 날들은 잘 되지 않았던 것이었을까?

마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였을까?

아니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고, 포기하고의 차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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