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고 했다.
우리가 가는 그 짧은 2박 3일 내내 말이다.
그렇다고 미룰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그냥 뭐 질러보는 것이 아닌가!
출발하는 시각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
좀 의기소침한 출발이 되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부안-김제-군산 코스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나 있거나 그렇지도 않고,
거의 1차선으로 되어 있지만
차가 많이 다니질 않아서
거의 도로 전체를 자전거 도로처럼 쓰면서 달릴 수 있다.
게다가 거의 큰 언덕 같은 게 없이 평야라서 제격이었다.
그렇지만, 비는 푸지게도 쏟아졌다.
뭐 달릴 때야 그냥 그냥 이를 악물고 가면 되는 것이지만…
금강하구둑을 거쳐서 군산항 근처에서 텐트를 쳐야 할 때가 좀… 그랬다.
군산항 근처는 그리 시가지가 왕성하게 발달해 있지는 않아서
무슨 쓰다 만 폐가 같은 곳이 많았지만
막상 텐트를 칠 수는 없었다.
겨우 겨우 찾아 헤맨 곳이 월명공원 이라는 곳 이었는데..
아파트 주민들의 아침운동 코스로 활용될 듯한 곳 그저 평평한 곳만 잡아 우린 텐트를 쳤다. 그런데 비가 이제 오다말다 오다말다 한 그 때쯤에 얼마나 모기가 많던지…
모두 텐트치는 대략 30분의 시간동안 10방정도 물린 듯, 했다.
첫날에 금각하구둑을 찍고 군산항을 진입하긴 하였지만
그리 감흥을 주는 여정은 아니었다.
비 바람 속에 열나게 달렸다는 것 정도였고,
우리의 진짜 목적지는 선유도 였으니깐.
다음 날, 배를 탈려고 보니깐.
선유도 행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은 월명공원 근처의 군산항이 아니라
군산 시내가 뭐 커봐야 얼마나 클려고 하면서 군산항에서 선착장으로 가는데… 자전거로 열나게 2시간을 밟았던 듯하다. 군산은 정말 컸다..
선착장에서 선유도 행 배를 타고, 가는데..
비 구름이 아직 잔잔하지 못해서, 배는 돌아가 대략 1시간 정도를 가게되었다.
극도로(우리의 관점으로) 휘청휘청하던 뱃속에서 우리 4명 쭝 배멀미를 안 한이가 없었다…;;
배멀미의 신음속에 선유도에 도착하여 지도를 보니,
선유도 혼자 달랑 있는 게 아니라, 선유도-무녀도-장자도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었다.
또한, 선유도도 그렇지만 지도속에 무녀도는 크기도 클 뿔, 무슨 갖은 관광지와 캠프장부터 호텔 등등이 놓여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린 무녀도를 한바퀴 찍고, 선유도에서 자기로 하고… 곧장 무녀도로 가 봤는데…
갖은 관광지, 캠프장, 호텔은 커녕 제대로 된 슈퍼하나 찾기가 힘들었다…
알고보니, 섬 선착장 바로 앞에 놓인 그 관광지도는 계획도 였던 것이다!!
완전 낚인 것.
그런데 이건 정말 항의받을만 하게 생긴 계획도였댜.
설립 준비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그런 것을 가지고, 지도인양 제일 앞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기 ㄸㅑㄱ 좋게 생긴 것… 자연 관광지에 그런 거대한 시설이 놓이는 것을 그리 찬성하지는 않지만, 보고 찾아갔다가 우린 얼마나 낭패를 보았는가 말이다…..
그 계획도 아닌 “희망도”는 빨리 철거해버렸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남겼고…
뭐 그렇게 낚이긴 낚였지만… 선유도와 무녀도의 풍경들까지 우리를 낚은 것은 아니었다.
아줌마 아저씨들의 골프차(섬 안에 정말 많다)들이 섬을 종횡무진하고 다녀서 좀 성가시긴 했지만…
비 개인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와 무녀도의 정취는 뭐라할까….
정말 드넓으면서 평온했다고 해야 할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길이 섬을 한바퀴 휘 돌게 놓인 것이 아니라, 끊어져 있어서 이쪽 저쪽으로 들어들어 가야한다는 것이 있겠지만… 뭐 그것은 인간들의 욕망이고…
자연을 훼손하는 것보단, 인간들이 돌아다니는 게 나으니깐 말이다.
암튼, 이러 저리 찾아 들어간 풍경들이
대단히 판타스틱한 것은 아니지만
여유를 갖고 노닐기에, 꽤 장엄한 풍경들이 많았던 듯하다.
그렇게 선유도-무녀도의 볼 거리들을 보고..
우린 선유도 어느 해수욕장에 텐트를 치고, 이제 고기나 푸지게 먹자 하는데…
미리 조사한 인터넷 정보들과는 달리…
선유도에 슈퍼는 그럭저럭 있지만, 쓸만한 슈퍼는 없다느 것을 절감했다.
가격을 거의 1.5배로 받을 뿐만 아니라, 파는 고기는 얼마나 시들시들한 냉동고기던지..
농협 하나로 마트 하나만 믿고 갔다가
해수욕장 슈퍼만 배부르게 했다…
횟집은 많더만…;;
암튼 그렇게 우리의 짧은 여행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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