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합숙훈련 중 가장 많은 일정이 배분된 것이 “현지어” 수업이다. 언어교육은 대게 같은 언어권이라도 국가별로 달리 배정되며, 국가별 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분반을 하기도 한다. 우리 기수의 경우 파라과이 파견예정자가 많아서 분반을 해 한 반에 13명 정도로 사람을 맞춰주었다. 현지어 교육은 현지인이 직접 교육을 하는데, 한국어를 잘 쓰시는 분도 있고, 전혀 못하시는 경우도 있다. 한국어를 잘 쓰지 못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조금은 답답하지만 현지어를 집중강화 하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잘 쓰시는 선생님을 만나면 수업할 땐 편히 배우지만 이것저것 현지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보니 한국어로 수다를 떠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국내 훈련 중 현지어 교육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을 것 같다. 국내훈련이 끝나고 출국일까지의 기간이 좀 있어서, 까먹는 부분도 많고, 어차피 현지에 가면 집중 언어 교육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출국일까지 남는 시간 틈틈이 현지어 공부를 해서 국내훈련 중 배웠던 것을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지만, 출국 준비하는 게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은 일이라서, 시간이 별로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국내훈련 중에는 큰 욕심없이 맛보기 본다라고 생각하고,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다.그렇다고, 너무 놀면 안되고.
우즈벡의 경우 국내훈련 중 러시아어를 교육받았다. 우즈벡은 각기 지역마다 쓰이는 언어가 조금 다른 편인데, 지방의 경우 우즈벡어를 우선 기본으로 쓰고 사마르칸트 부근의 경우 타직어를 쓰기도 하며, 우르겐치 쪽은 호라즌어라는 것을 쓴다고 한다. 그리고 타쉬켄트의 경우 우즈벡어와 러시아어가 비등비등하게 쓰이는 편이다. 타쉬켄트에서 주로 외국인이 가는 식당이나 까페등은 아예 우즈벡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고려인들은 주로 러시아어만 구사하여 조금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도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우즈벡어이며, 국가정책적으로 우즈벡어를 밀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우즈벡어가 대세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현지에서 가서 어떤 언어를 교육받을지는 파견기관에 따라 갈리게 되는데, 아마 우즈벡어를 배우는 단원이 더 많을 듯하다. 그러면 러시아어는 배워봤자 필요가 없느냐.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타쉬켄트에서 러시아어를 많이 쓰고, 지방단원들도 타쉬켄트를 자주 왔다갔다 할 수 밖에 없으니, 웬만큼 생활 러시아어는 필요하다. 대부분 와서는 우즈벡어를 열심히 해야 할테니, 국내훈련때는 생활용 러시아어를 살짝 맛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국내훈련 중에 언어교육은 각기 국별룸에서 진행되는데, 코이카에서 발간한 교재를 갖고 주로 진행하니 따로 교재를 준비하진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른 언어는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어의 경우는 공부를 하면서 사전을 따로 찾아가면서 할 필요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알려준 어휘, 교재에 나온 어휘 따라가기도 벅차기 때문. 그래서 정말 이 악물고 현지어에 매진해보겠다면 사전이나 추가 교재 등을 준비할 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따로 추가 교재를 구비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다. 정 급하면 도서관에 각 언어별 추가교재와 사전을 구할수도 있기 때문.
언어는 어쨌든 2년 동안 계속 익히게 될 테니, 그리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내훈련때보다 현지에 있는 동안 얼마나 꾸준하게 하느냐가 더 관건인 것 같다. 나는 아직 얼마 안되서 잘 모르겠지만, 선배단원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어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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