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성교육이라고 뭉뚱그려 놓긴 했는데,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코이카 합숙 기간 중에 받았던 봉사란 무엇인가, 봉사자의 자세, 올바른 교수법, 한국 역사 강의 등등의 대학 일반교양 정도의 강의들 말이다. 이 부류의 강의는 강의주제 보다는 강의 형식과 강사에 따라 느끼는 바가 꽤 달랐던 것 같다. 좀 직접적으로 말해보자면 인성이나 라이프 스타일이 2-3시간의 강의로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이미 봉사단원에 온 사람들이니 나름 각자의 가치관 정도는 가지고 있던 터라… 수업식 강의는 별 호응이 없었던 것 같다.
이미 알던 내용이거나 모르더라도 뻔한 것이라거나 관심갖고 들으려고 해도 체력의 한계(?)로 인해 단잠을 청하게 된달까. 그래서 인성교육 부류의 강의 때 제일 조는 사람이 많기도 했더랬지. 그래도 모든 인성 교육 강의가 강독식으로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채로운 경험담과 단원들의 참여 그리고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꽤 있었고, 그 수업의 경우는 반응도 좋았고 느끼는 바도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 봉사란 무엇인가


제목부터 딱 하니 지루하게 보여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토너먼트 토론과 발표 형식으로 진행되서 좋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이를테면 각자 봉사에 관한 정의를 5개 정도 쓰고, 10명 정도로 구성된 조 안에서 서로 토너먼트 토론을 해서 제일 공감했던 5개의 정의를 뽑아내는 것이다. 이건 무슨 멋진 단어를 뽑아내는 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가 ‘봉사’ 라는 보통명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던 지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각자의 자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돼서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최종 5개 정도를 뽑으면 그걸 전지에 나름의 의미부여를 하여 그림과 함께 장식을 한다. 그리고 조별로 발표를 하게되는 시간을 갖는다. 난 개인적으로 ‘봉사’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봉사’ 라는 단어를 보통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올바른 교수법, 봉사자의 자세, 역사강의 등


이건 참여형 프로그램은 아니었고 해설식 강의였다. 그렇다고 모두 지루하고 그랬던 것은 아니었고 모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었고, 빼놓을 수도 없는 강의였지만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던 경우도 있었다랄까. 기억에 남는 것은 역사강의에서 강사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과 역사관을 볼 수 있게 돼서였다. 그리고 내가 역사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던 것을 바로 잡아주기도 하고 말이다.
전체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성 강의 같은 경우는 강사 해설식 강의와 참여하는 형식이 겸해져야 효과적인 것 같다. 그냥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면 그래 좋은 이야기이구만. 맞는 얘기야 고개만 끄덕이다가 그냥 말고 마는 것도 같다. 그런데 수업을 듣고, 서로 생각을 교류하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추상적으로만 공감하던 내용을 내가 직접 체득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내가 해외에 나갔을 때 저련 경험을 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할까 라는 것도 한번 생각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돌아보기도 하고 말이다. 각각 전국 곳곳에서 모여서 세계 각국에 가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얼마나 풍성하고 또 각양각색 이겠는가. 그런 생각의 마찰들이 서로의 인성을 함께 키워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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